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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3월 24일 1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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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은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54홈런을 날리며 프로야구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지만 왕정치(현 다이에 호크스 감독)가 64년 요미우리 자이언츠 시절 세웠던 일본프로야구 최고기록(55홈런)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올 초에도 선수협의회에 가입했다가 중도 탈퇴한 뒤 극심한 마음의 갈등을 겪었던 그는 프로야구 사상 타자 최고액인 3억원에 재계약을 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이런 그가 24일 광주에서 열린 해태와의 시범경기에서 만루홈런을 포함해 3안타 8타점의 신들린 타격을 과시하며 새 천년 불꽃같은 홈런 레이스를 예고해 또다시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1회 2루타로 첫 타점을 올린 이승엽은 2회 2사 만루에서 3타점 2루타를 잇따라 때려냈고 4회 1루땅볼로 물러난 뒤 5회에는 무사 만루에서 신인투수 강영식을 상대로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105m짜리 만루홈런을 터뜨리는 기염을 토했다.
8타점은 삼성 정경배가 97년 5월4일 대구 LG전에서 연타석 만루홈런을 치며 세운 한 경기 최다타점 기록과 타이.
이날 이승엽으로부터 홈런을 뺏긴 강영식은 올 초 대구상고를 졸업하고 해태의 2차 두번째로 지명된 유망주. 이승엽은 7회 2루땅볼로 물러난 뒤 수비 때 김승관과 교체됐다. 삼성이 13-5로 대승. 90년대 초 홈런왕을 독식했던 ‘돌아온 홈런왕’ 장종훈(한화)과 98년 42홈런 신기록을 세우며 ‘코리안드림’을 일궜던 외국인선수 우즈(두산)는 이날도 홈런 1개씩을 보태 해태 이호준과 함께 홈런 공동선두(3개)에 나서며 올 시즌 이승엽과의 홈런경쟁을 예고했다. 부산경기는 롯데가 8-7로 승리했고 마산경기는 LG와 한화가 6-6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