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현대-SBS, SK-삼성 4강전 앞두고 승리 자신

  • 입력 2000년 3월 16일 19시 35분


“조금만 더 끌다가 올라오지.”(현대, SK) “이제부터 진가를 보여주겠다.”(SBS, 삼성)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4강전이 17일 현대 걸리버스와 SBS 스타즈의 대전 경기부터 각각 5전3선승제로 시작된다.

정규리그 1, 2위를 차지한 현대와 SK 나이츠는 플레이오프 1회전을 SBS와 삼성 썬더스가 4게임만에 끝낸 것을 못내 아쉬워하고 있다. 내심 5차전까지 가서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4강전에 올라오길 바랐던 것.

반면 정규리그 5라운드부터 기적 같은 뒷심을 발휘한 SBS나 3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던 강적 기아를 가볍게 침몰시킨 삼성은 상승세를 계속 이어간다는 전략.

현대나 SK가 4일 이후 근 2주일 동안 경기를 치르지 않아 실전감각이 떨어진 초반에 강력히 밀어붙여 승기를 잡겠다는 생각.

3시즌 연속 챔피언 등극을 바라보고 있는 현대는 SBS가 내심 껄끄럽다. SBS의 6강전 파트너 삼보 엑써스에는 4승1패로 상대전적에서 월등하지만 SBS에는 3승2패.

게다가 정규리그 1차전에서 87-86으로 단 1점차 승리를 거둔 것을 비롯해 매번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현대는 조니 맥도웰-이상민, 로렌조 홀-조성원-추승균으로 이어지는 속공 전략으로 승부를 결정지을 예정. 현대는 SBS와 정규리그에서 5차례 맞붙어 경기당 6번의 속공을 성공시키는 무서운 기동력을 과시했다.

SBS는 윤영필이 맥도웰을 잡아주면 한국코트에 늦깎이 데뷔한 멕시코리그 득점왕 출신 퀸시 브루어를 앞세워 점수를 올려간다는 생각.

현대는 포인트가드 이상민이 눈병이 난 상태고 SBS는 팀의 활력소 신인왕 김성철의 발목이 완전치 않다. 둘 중 누가 더 악조건에서 빨리 벗어나느냐가 또 하나의 관건이다.

2년 연속 플레이오프 4강전에 올라선 삼성은 SK와 이제는 한번 해 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정규리그에서 1승4패로 절대 약세였지만 뒤진 4경기에서 1점차 2번, 2점차 1번 등 아쉬운 패배가 많아 전력상으로는 대등하다는 생각.

기아와 플레이오프 1회전을 치르면서 막판 역전승을 연속 거두며 근성을 키웠기 때문에 정규리그처럼 호락호락하게 당하지 않겠다는 것. 더구나 팀의 주포 문경은이 살아났고 풍부한 식스맨이 있어 내친김에 챔피언결정전까지 나서보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SK는 2주간의 달콤한 휴식을 통해 주전들의 체력이 보강돼 삼성과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 아웃렛 패스가 일품인 재키 존스와 수비의 ‘달인’ 로데릭 하니발이 짬을 내 미국에 다녀오는 등 여유를 보이고 있다.

<전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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