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가상 전국市郡 주식투자 사이트 눈길

  • 입력 2000년 3월 13일 19시 25분


“내가 살고 있는 시군을 주식시장에 상장한다면 주가는 얼마나 할까.”

전국 156개 광역시도와 시군의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인 도시증권거래소(http://www.citystock.net)가 운영돼 인기를 끌고 있다.

1월 1일 운영을 시작한 이 사이트는 광역시 6만주, 시 2만주, 군 1만주 등 총 260만주의 주식을 발행했다. 액면가는 5000원. 회원 가입(무료)시 1인당 200만원의 사이버 머니가 주어진지며 매일 0시부터 오전 1시까지 1시간을 빼고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하루 등락률은 10%로 실제 주식시장보다는 낮다.

현재 전국 최고 주가를 보이는 곳은 역시 대형주에 속하는 서울시. 13일 오전 현재 8만1200원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2월 14일 최고 10만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주가가 많이 빠진 상태다.

요즘 수도권 인근에서 주가가 크게 오른 곳은 수원시. 이달 초 1만8000원대로 떨어졌던 수원시 주가는 수원시가 오산시 화성군을 합쳐 광역시를 추진한다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2만5000원대까지 급등했다.

의정부시의 경우 70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경기도 제2청사가 문을 연 이후 9100원까지 급등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현재는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용인시는 지난달 18일 1만4000원까지 올라갔다가 하루도 빠짐없이 팔자 주문이 몰리면서 최근 9400원까지 내려갔다.한동안 특급 주거지로 각광받았지만 무분별한 개발로 교통대란이 우려되면서 주가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수도권 인근에서 인구 대비로 주가가 가장 높은 곳은 과천시. 98년 기준으로 인구 7만1000여명인 과천시는 1만60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인구 92만명의 성남시가 1만8000원대, 인구 72만명의 고양시가 1만7000원대인 것에 비하면 속이 꽉 찬 주식이라는 것. 인구는 적지만 쾌적한 주거환경과 각종 사회복지 여건이 뛰어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 참여자들의 중론이다.

참가자들은 단순히 주가를 사고 파는 것뿐만 아니라 게시판을 통해 관심종목을 추천하고 호재와 악재가 될 만한 내용을 올리는 등 진짜 주식 거래 사이트에 못지 않은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회원 ID가 jjang590인 참가자는 “하남시가 현재 받고 있는 감사원 감사를 무사히 넘기면 상한가를 칠 것”이라며 투자를 촉구했다.

운영자 유민규(柳民奎·29)씨는 “우리나라와 해당 시군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고 주식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늘리자는 취지에서 이 사이트를 만들었다”며 “참가자들이 시군의 상황을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하고 호재와 악재를 잘 구분해 투자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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