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인 북]'모택동 사상과 중국철학'

  • 입력 2000년 3월 10일 19시 21분


▼'모택동 사상과 중국철학' 비젠헝 지음, 이철승 옮김/예문서원 펴냄/311쪽 1만원▼

“진리는 실천을 통해 발현되며 또 실천을 통해 검증되고 발전한다. … 실천, 인식, 재실천, 재인식의 형식은 끝없이 순환하고 그때마다 실천과 인식의 내용은 더욱 높은 단계에 이르는 것이다. 이것이 변증법적 유물론의 인식론이자 지행통일관(知行統一觀)이다.”(마오쩌둥)

중국 쓰촨성 사회과학원 교수인 저자는 묵자, 순자, 주희, 왕양명, 왕부지 등으로 이어져 온 중국철학사의 ‘인식 실천론’이 마르크스 레닌주의의 인식론과 실천론을 수용한 마오쩌둥에게서 동서 철학의 벽을 넘어 변증법적 유물론의 지행론(知行論)으로 발전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마오쩌둥 철학의 이론적 근거를 동양과 서양이라는 두 문화의 원류로부터 찾아낸다. 마르크스 레닌주의 철학뿐만 아니라 중국의 문화와 철학에도 조예가 깊었다는 마오쩌둥의 개인적 특성은 마르크스 레닌주의 철학의 중국화에 주요한 기여를 한다. 저자는 마오쩌둥이 중국의 전통 철학을 어떻게 비판적으로 계승하는가를 밝히는데 주안점을 두고 중국적 특색이 짙은 마르크스 레닌주의 철학의 성립 배경을 파고든다. 마오쩌둥은 실사구시(實事求是), 천인관계(天人關係), 민본(民本)사상, 고대 변증법사상 등 중국철학사의 오랜 맥락을 계승하고 마르크스 레닌주의 철학의 중국화를 통해 다음 세대인 덩샤오핑의 개혁 개방 정책에 사상적 기반을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의 철학을 비롯한 중국식 사회주의는 이미 나름대로 중국 전통 철학과 서양 철학의 비판적 계승과 수용을 통해 10억명에 달하는 현대 중국인들의 철학이 돼 있다. 중국철학사의 연속선상에서 마오쩌둥의 철학을 조명하는 이 책은 아직도 이데올로기적 편견 속에 중국 현대 철학을 외면하고 있는 국내 동양 철학계에 자극이 될 것이다. 이철승 옮김 311쪽 1만원

<김형찬기자>kh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