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박선애/맏며느리 어머니 명절마다 몸살

  • 입력 2000년 2월 15일 19시 33분


아버지가 장남이시기 때문에 명절이면 삼촌과 숙모 조카들이 우리 집에 와 자고 명절을 쇠고 간다. 어머니는 명절 때가 되면 적어도 일주일 전부터 이불 빨래며 장보기와 음식재료 손질로 허리가 휘신다. 육체 노동보다 더 고통스러워하시는 것은 심적 부담감이다. 숙모님들이 도와주시기는 하지만 명절 전날뿐이고 때로는 그것마저 거르신다. 친척들이 떠나고 뒷정리까지 마치면 어머니는 어김없이 몸살을 앓으신다. 형제들이 돌아가며 명절이나 제사를 주관하는 문화로 바꾸면 좋을 것 같다. 명절이나 제사가 맏며느리를 희생양 삼아 유지하는 불합리한 제도가 아니라 모두가 즐기는 가족 문화로 자리매김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장남 내외의 수고를 당연시하는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박선애 (가명·광주 남구 봉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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