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토종 식스맨 센터 뜬다… 김재훈 이창수 맹활약

  • 입력 2000년 2월 9일 20시 06분


프로농구 99∼2000시즌에서 8일 현재 반게임차로 1,2위를 달리고 있는 SK 나이츠와 현대 걸리버스.

두팀은 3위 삼성 썬더스를 6게임차 이상 따돌리며 ‘2강체제’를 완전히 굳혔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진출을 장담하는 감독들은 현대는 부담스럽지만 SK와는 해볼만하다고 한다. 플레이오프에서 SK와 붙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이들의 한결같은 바람. 왜 그럴까.

현대는 주전 이외에 가용할 수 있는 수준급 벤치 멤버가 풍부해 쉽사리 무너지지 않는 반면 SK는 주전이외에 이렇다할 식스맨이 없어 주전이 흔들리면 끝장이기 때문이다.

34경기를 치른 현대에서 ‘베스트5’ 이외에 두자릿수 경기에 출전한 선수는 구본근 길도익 이지승 김재훈 등 무려 7명.

반면 35경기를 치른 SK는 손규완과 석주일 윤호영만이 두자릿수 출장을 기록했다.

더구나 현대의 ‘벤치멤버’ 중에는 골밑을 지키는 4번(파워포워드)과 5번(센터)이 많다. 구본근 김재훈(이상 센터) 이지승 길도익(이상 포워드) 등이 ‘흥분 잘하는’ 용병 조니 멕도웰과 로렌조 홀 대신 코트를 지켜줘 경기흐름을 이어 나가고 용병들의 체력조절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실업시절 맹위를 떨치던 국내 장신선수들은 97년 프로출범과 함께 힘좋은 용병들이 들어오자 말 그대로 ‘찬밥신세’. 하지만 3시즌동안 용병들과 부딪치며 노하우를 쌓은 국내선수들이 올시즌엔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갖고 용병들 틈바구니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았다.

이런 면에서 삼성도 ‘토종센터 콤비’이창수-박상관의 활약 덕분에 올시즌 부쩍 체력이 떨어지는 버넬 싱글튼을 자주 벤치에서 쉬게 하면서도 3위를 달릴 수 있었다. 2년동안 평균 13분을 뛰며 평균 4.8점에 그친 이창수는 올시즌 출전시간이 18분대로 급격히 늘었고 득점도 평균 6.2점.

SBS스타즈는 말썽많아 시즌 중 돌려보낸 데이먼드 포니와 클리프 리드의 공백을 윤영필과 김성철이 든든히 지켜줘 6강 진출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득점 2위(평균 24.6득점)와 리바운드 10위(평균 10개)로 용병들과 견줘 손색이 없는 ‘토종센터의 자존심’ 서장훈(SK)도 있지만 경기당 10분 내외지만 팀을 위해 열심히 뛰어주는 식스맨 센터들도 한국농구에는 무척 소중한 존재들이다.

<전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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