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승엽-김기태등 "배후세력에 조종당해"

  • 입력 2000년 1월 25일 00시 17분


“후배들 볼 낯이 없어요. 그래도 할말은 해야겠어요.”

8개구단 선수대표로 선수협의회 발족에 처음부터 관여했던 김기태가 기자회견에서 먼저 말문을 열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선수협의회에 사인한 선수가 모두 다칩니다. 선수협의회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기존의 선수협의회는 본래의 순수했던 창립 취지를 벗어났습니다. 더구나 선수들의 무차별적 희생이 따른다면 삼성선수들은 동참할 수 없습니다.”

그는 △선수협의회는 선수들의 자발적 모임이 아닌 제3의 배후세력에 의해 일거수일투족 ‘조종’되고 있고 △8개구단 선수대표가 박용오 한국야구위원회(KBO)총재를 만나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원천봉쇄됐다고 주장했다.

이호성은 “일부 해태선수의 선수협의회 가입은 주장인 내가 동의한 것처럼 선수협의회측이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승엽은 프로야구의 상징적인 선수로 자신의 거취가 큰 파문을 일으킬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김기태 선배의 얘기를 듣고 개인적인 소신을 굳혔다”고 말했다. “사태 추이가 어떻게 되든 스타선수들은 살아남을 길이 있겠지만 2군에서 땀흘리고 있는 선수들의 장래를 생각하면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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