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명광고]노신사 이마 위 숫자 1·2·3의 의미는…

  • 입력 1999년 11월 23일 18시 51분


‘진짜 멋쟁이는 소품으로 승부한다.’

멋쟁이들은 옷차림 전체가 아니라 스카프 벨트 등 소품으로 ‘승부’를 건다는 뜻이다.

광고도 마찬가지. 어느 한 곳에서 액센트를 주느냐 안주느냐에 따라 광고가 살아나기도 하고 평범한 광고로 전락하기도 한다.독일의 비즈니스 잡지 ‘Manager’를 선전한 신문 광고는 절묘한 액센트가 돋보이는 광고.

◆궁금증유발 겨냥

이 광고는 얼핏보면 그냥 잘 찍은 스냅사진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상한 곳에 위치한 숫자가 눈길을 끈다. 첫번째 광고에선 광고 모델의 이마에 깊이 패인 주름살에 숫자 1,2,3이 차례로 붙어있고 두번재 광고에는 엘리베이터 안의 세 남자에 각각 1,2,3이 매겨져 있다.숫자에 눈길이 멈춘 사람이라면 숫자의 의미에 궁금증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 자연히 광고 하단에 조그맣게 새겨진 각주 쪽으로 눈길을 옮기게 된다.

내용은 이렇다. 첫번째 광고에서 주름살에 매겨진 번호 1에는 ‘1973년 오일쇼크’, 2에는 ‘1987년 월스트리트 주식폭락사태’, 3에는 ‘1998년 동남아시아 경제위기’라는 각주가 붙어있다. 경제위기 때마다 생긴 주름살이라는 뜻. 이 주름살을 통해 비즈니스맨의 고뇌를 표현한 광고다.

◆'타깃'에 집중호소

두번째 광고에 붙은 번호도 각주를 보면 무척 흥미롭다. 세 남자 가운데 1번 남자는 ‘주식이 오르면 디렉터가 될 사람’이고 2번은 ‘주식이 폭락하면 디렉터가 될 사람’, 3번은 ‘현재의 디렉터’라는 설명이다.

이 두 광고는 광고의 타깃을 잘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성공한 광고로 꼽힌다.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는 식의 메시지를 일일이 담지 않아 단순하면서도 누구를 위한 잡지인지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평.

자칫하면 ‘사진 좋은 광고’라는 평이한 평가에 그칠 수도 있었지만 한 부분에 살짝 걸친 액센트 덕분에 결코 평범하지 않은 광고로 올라서는데 성공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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