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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0월 25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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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394개 시민사회단체가 최근 결성한 ‘농업 환경 생명을 위한 WTO 차기협상 국민연대’ 상임집행위원장으로 선임된 단국대 농대학장 장원석(張原碩·52)교수를 만났다.
94년 UR 당시 ‘우리농업 지키기 국민운동본부’의 집행위원장으로 일했던 장위원장은 5년만에 다시 중책을 맡은 셈.
▼고나세-보조금 쟁점 예상▼
장위원장은 UR에 이어 뉴라운드에서도 한국 농업의 생존문제가 다시 논란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농업이 경시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은 농업문제를 아주 중요하게 다루고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농업소득의 40%를 각종 보조금으로 지원한다. 미국은 보조금 비율이 42%로 더 높다. 각국이 자국 농업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는 “뉴라운드에서는 관세와 보조금을 대폭 삭감하거나 철폐하는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될 것”이라며 “미국 등 농산물 수출국은 뉴라운드 도중에 쌀개방 문제를 들고 나올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범국민연대가 뉴라운드에서 할 수 있는 역할로 그는 “협상 주체인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한편 견제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농산물수출국들이 한국을 개도국으로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면 한국 농업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농업기구(FAO)에서 개도국으로 분류됐다는 점을 적극 알리는 식의 일을 하겠다는 것.
▼해외 NGO와도 연대▼
“우리 협상대표가 국내 농업의 특수성을 잘 몰라 외국의 주문에 끌려 다니지 않도록 하는 일도 중요하다. 환경과 소비자 등 해외 NGO들과 제휴해 외국 정부에 압력을 가하는 일도 주요 활동이 될 것이다.”
국제적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26일에는 동아시아농업기구협의회(EAOC) 및 농협중앙회와 함께 식량수입국 NGO회의도 열 예정. 11월29일에는 시애틀에서 일본과 ‘쌀의 날’행사를 함께 개최하며 WTO 각료회의에 범국민연대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미주위원회도 구성하고 있다.
그는 “뉴라운드는 농업에 기반을 둔 환경과 생명의 보존과 유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2만여개로 늘어난 국내 NGO의 저력을 밑거름으로 협상을 유도 견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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