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북제주군, '義女' 홍윤애 지방문화재 지정 신청

  • 입력 1999년 9월 22일 20시 52분


제주 북제주군은 조선 정조때 모진 고문을 받으면서도 끝까지 연인의 결백을 주장하다 숨진 ‘의녀(義女)’ 홍윤애(洪允愛·당시 27세로 추정)에 대한 근거자료가 발견됐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군은 관련비문 등을 지방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해 신청서를 제주도에 내기로 했다.

군은 지역 향토사학가들이 ‘정헌처감록’ ‘연려실기술’ ‘정조실록’ 등을 토대로 홍윤애의 일생을 재조명한 결과 의녀의 자격이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몰락한 양반 집안에서 태어난 그녀는 1777년 당시 노론파로 정쟁에 휘말려 제주로 유배당한 조정철(趙貞喆)을 만나 사랑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반대파에 속했던 제주목사는 조정철을 없애기 위해 그녀를 관가로 불러 조정철의 반역 혐의를 자백하도록 강요했으나 그녀는 모진 고문을 받으면서도 끝끝내 연인의 결백을 주장하다 숨졌다는 것.

이같은 홍윤애의 순절로 목숨을 부지한 조정철은 20여년간의 유배생활을 거친 뒤 다시 관직에 복귀해 1811년 제주목사로 부임했다.

조정철은 부임 직후 그녀의 무덤을 찾아 ‘진한 피 깊이 간직하고 죽고 나서도 인연은 이어졌네’라는 내용의 비문을 현재 제주시내에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지방문화재로 지정되면 애월읍 금덕리로 이장된 그녀의 묘소와 비문 등을 새로 단장할 계획이다.

〈제주〓임재영기자〉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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