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즈 플라자]홍보대행사 인컴기획

  • 입력 1999년 8월 26일 19시 07분


주한 외국기업 홍보를 전문으로 대행하는 인컴기획에 경사가 났다.

김성혜이사(42·여)가 이달초 미국계 다국적 홍보대행사인 브로더월드와이드의 아태지역담당 매니저로 스카웃돼 이달말부터 미국 보스톤 본사에서 근무하게 됐기 때문. 순수 ‘국산’ 홍보대행사에 근무하다 다국적 홍보대행사의 본사로 발탁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김이사의 발탁은 지난달말 브로더 주최로 보스톤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김이사가 ‘아시아인의 입장에서 본 세계화 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것이 계기가 됐다. 주제발표에 감명을 받은 존 브로더 회장이 적극적으로 김이사 영입에 나선 것.

그러나 당사자인 김이사는 다른 원인을 꼽았다. 그는 “회사의 발전보다 개인의 발전을 우선시하는 인컴의 기업문화 덕택”이라고 말했다.

사실 인컴은 업계에서 ‘별종’으로 불릴 정도로 독특한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A&C쿠폰’. A&C는 예술(Art)과 문화(Culture)의 약자로 한 달동안 정시(8시)에 출근한 직원에게 문화상품권을 선물로 주는 제도를 말한다.

“회사 일도 중요하지만 교양을 쌓는데 게을리하면 안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손용석사장(42)의 평소 신념이 반영된 제도다. 직원 개개인이 다양한 분야에서 지식과 교양을 축적하면 그것이 곧 회사의 ‘재산’이라는 게 손사장의 생각.

독후감 경연대회도 빼놓을 수 없는 인컴의 문화.손사장은 좋은 책이 출간되면 직원 수만큼 구입해 나눠준 뒤 파격적인 상을 내걸고독후감대회를연다. 지난달 치러진 대회에서 선발된 직원 2명에게는 괌 여행권이 돌아갔다.

이밖에도 ‘희한한’ 문화는 곳곳에서 나타난다.직원들은 사장의 독려에 따라 매일 업무시간의 20%를 각자 ‘학습’에 할애한다. 또 매주 화요일 점심시간에는 마케팅 관련 스터디가 열린다.

손사장은 회의시간에도 “인컴 직원은 건전한 시민이 돼야한다”거나 “인간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와 의무가 있으므로 직장생활도 각자 행복을 최대한 추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하라”는 등의 ‘엉뚱한’충고를 늘어놓곤 한다.

직원들에게 3년 단위로 한 달간 ‘안식월’ 개념의 유급휴가를 주고 안식월 동안 국내외 여행을 하면 연봉의 10%에 해당하는 경비를 보조해주는 제도도 같은 맥락.

이런 분위기 때문에 직원들은 “회사가 아니라 학교에 다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때가 많다”고 말한다.

이런 문화 덕택에 인컴은 95년 회사 설립 당시 5명이던 직원이 현재 51명으로 늘었다. 첫해 4억원이던 매출도 올해는 5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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