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증시전망]불안요인 사라질 때까지 쉬는게 상책

  • 입력 1999년 8월 16일 18시 39분


주식투자자들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한밤에도 30도를 오르내리는 열대야(熱帶夜)때문이 아니라 찬바람 이는 주식시장 때문이다.

그동안 쏟아져 들어오는 돈의 힘으로 줄곧 ‘사자’를 외쳤던 투신사들이 수익증권 환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팔자’로 돌아섰고 외국인들도 순매도를 계속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의 순매도세는 아시아증시 투자의 주요 판단기준이 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아시아 종합주가지수에서 한국비중이 내년 2월부터 줄어들게 돼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금리가 들먹인다는 것. 시중금리 상승 움직임은 수익증권 환매에 대비 ‘총알’을 비축하기 위해 투신권이 보유채권을 내다 팔고 있기 때문. 채권시장에서 공급이 많아지면 자연히 채권값은 하락(금리상승)하고 금리가 오르면 주식값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부랴부랴 정부가 투신권에 유동성 지원대책을 발표했지만 불안심리를 어느 정도 가라앉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

주식시장을 이끄는 두 기둥인 투신과 외국인이 모두 매도에 나선다면 개인투자자들이 돈을 벌기는 힘들 수밖에 없다.

요즘은 예측력이 많이 퇴색했지만 각종 차트를 이용한 기술적 분석도 비관적이다. 대부분의 그래프가 상승추세에서 이탈, 하향세로 돌아선 모습. 지수비중이 큰 일부 종목의 하락추세를 통해 유추해보면 종합주가지수는 지금보다 상당히 큰 폭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

한 마디로 지금은 새로 투자할 때가 아니다. 주식시장 거래량까지 줄어들고 있어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하루에도 수천억원씩 순매수를 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나 다름없다.

대우문제가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아가는지, 외국인이나 기관투자가들이 매수세로 돌아서는지를 꼼꼼히 살펴보고 불안요인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런 반전은 2∼3일내 쉽게 오지는 않을 것같다. 이처럼 불안한 장세에서는 주식에 관한 모든 것을 잊고 편하게 쉬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좋다.

장기철(대신증권 목포지점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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