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미스터]우리집 '파산' 감지법

  • 입력 1999년 8월 15일 18시 45분


세계적 신용카드브랜드인 비자인터내셔널은 ‘카드소지자 위험확인서비스(크리스·CRIS)’프로그램을 개발해 95년부터 시행 중. 카드소지자가 갑자기 지나치게 구매하기 시작하면 전산망(비자넷)을 통해 이를 파악해 카드발급사에 △카드사용자가 도산하거나 △카드가 도난 등의 이유로 부정사용되고 있을 가능성을 사전에 경고해 주는 장치다. 카드 사용 횟수나 사용액이 급증하는 등 ‘이상 조짐’이 보일 때마다 위험점수를 더해 점수합계가 특정수위를 넘어서면 경보를 발령한다.

IMF사태로부터 벗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많은 가정는 아직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 동아일보 ‘미즈&미스터’팀은 크리스프로그램을 응용해 가계의 파산위기를 미리 감지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대개 주부가 ‘쇼핑권’을 쥐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카드발급사〓남편, 카드소지자〓부인’의 등식이 성립하는 데서 출발. 아내의 쇼핑심리와 행태 변화를 남편이 체크한 뒤 가계의 파산가능성을 ‘태동’부터 탐지토록 하는 것이다.

평가항목은 직장인 컨설팅업체인 퍼스널석세스아카데미(PSA), 주부대상 리서치전문업체인 ORC코리아, 한국소비생활연구원, 결혼정보회사 ㈜선우 리서치팀이 공동으로 만들었다. 현대경제연구원 IMF경제팀의 김용복박사와 동향분석팀 이보성 김범구연구원이 평가항목을 보정하고 이를 토대로 가계위험지수를 개발하는 한편 위험수위에 따른 남편의 대응전략을 제시했다. 위험지수 산출에는 한국신용평가정보㈜ 시스템사업팀 최엄문박사의 개인파산모형이 참고됐다.

다음은 크리스프로그램의 두가지 원칙. 가계의 파산위기를 감지하는 데도 똑같이 적용된다.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몇가지 변화만으로도 위험을 감지하는 게 프로그램의 목표. 관찰 항목 선정에 성패가 달려 있다. 아내의 일거수일투족을 일일이 ‘감시’하면 “참견한다” “좀스럽다”는 핀잔을 듣기 십상. ‘운영비용’이 높아진다. ‘특정행동’ 몇가지만 관찰하면 된다.

▽위기는 상대적이다〓비자측의 위기경보 ‘수위’는 카드발급사가 사전에 요구하기 나름이다. 카드발급사가 낮은 위기점수에서 경보를 받기를 원하면 경보 발령이 잦아진다. 반면 높은 위기점수에서 경보를 받기를 원하면 경보 횟수는 줄어든다.

어떤 점수를 위기로 보느냐는 상대적이다. 평소 믿을만한 카드사용자(아내)라면 위기상황으로 보는 점수를 높이면 된다.

〈이승재기자〉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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