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美-日도 「타고투저」 『투수들 수난』

  • 입력 1999년 5월 17일 19시 28분


세계 프로야구도 유행을 타는 모양이다.

90년 한국 미국 일본프로야구의 챔피언결정전이 일제히 우승팀의 4연승으로 끝이 나더니 올시즌엔 하나같이 ‘타고투저’양상을 띠고 있다.

우선 국내프로야구는 우수투수의 잇따른 해외진출과 부상, 거물 용병타자의 영입으로 가장 혹독한 열병을 앓고 있다.

16일 현재 이승엽(삼성)은 35경기에서 17개의 홈런을 날려 지난해 우즈(두산·42개)가 세운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가볍게 뛰어넘을 전망이다. 이 추세면 올시즌 64홈런도 가능하다는 계산. 1백62경기를 치르는 미국으로 치면 79개에 이르러 지난해 맥과이어(세인트루이스·70개)의 사상 최고기록을 능가하는 페이스다.

반면 올해는 완봉승을 올린 투수가 전무한 실정. 완투승조차 롯데 주형광과 박석진이 한번씩 기록했을 뿐이다. 방어율은 드림리그가 4.48, 매직리그가 4.87로 방어율 선두인 롯데조차 3.99에 불과한 실정이다.

미국에선 타율 0.409의 래리 워커(콜로라도)와 28경기 연속안타를 기록중인 루이스 곤살레스(애리조나)가 50여년간 깨지지 않고 있는 테드 윌리엄스(0.406)와 조 디마지오(56경기)의 신화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박찬호(LA다저스)가 페르난도 타티스(세인트루이스)에게 한 이닝 연타석 만루홈런의 수모를 당한 것도 같은 맥락. 미국대학야구에선 한 타자가 6연타석 홈런에 16타점을 올리는 진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일본도 사정은 마찬가지. ‘주니치 삼총사’가 활약중인 센트럴리그는 시미즈(요미우리)와 스즈키(요코하마)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4할타율을 오르내리고 있다.

투수부문에선 방어율 4점대의 가와카미(주니치)가 10걸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 시즌초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주니치만 유일하게 팀방어율이 2점대일뿐 나머지 팀은 모두 4점대에 이른다.

한편 알루미늄 방망이를 쓰는 국내 대학야구는 프로팀에서 고졸 우수투수를 싹쓸이해간데다 신생팀의 급증으로 이제 ‘핸드볼 스코어’가 관례가 됐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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