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파라과이 출신 프랑코 『가난을 날렸다』

  • 입력 1999년 5월 10일 19시 20분


‘프랑코가족 만세!’

10일 99컴팩클래식골프대회에서 우승해 파라과이 출신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남미선수로는 두번째로 미국PGA투어 정상에 오른 카를로스 프랑코(34).

이날 쾌거는 한마디로 ‘인간승리’로 불릴만하다.

65년 골프장 인부겸 캐디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단칸방에서 아홉식구가 살아야 하는 찢어지게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골프로 가난에서 벗어나자’는 일념으로 프랑코가 처음 골프채를 잡은 것은 8세때. 아버지가 일하는 골프장에 버려진 헌 골프채와 연못에 빠진 골프공을 주워 맨발로 잔디밭을 뛰어다니며 골프채를 휘둘렀다.

86년 프로선수가 된 그는 지난해까지 일본 등 전세계 ‘마이너투어’를 전전하면서 30승을 거뒀다. 하지만 그 정도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았다.

프랑코는 지난해 전세계 프로골퍼의 ‘꿈의 무대’인 미국PGA 프로테스트를 통과했다.

그는 4월 올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99마스터스에서 세계랭킹 1위 데이비드 듀발(미국)과 나란히 공동6위를 차지, 주목을 받기는 했어도 성적은 ‘요행’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그는 이번 컴팩클래식에서 역대 대회최소타 및 코스레코드인 19언더파 2백69타로 우승, ‘마스터스 공동6위’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정규골프장이 3개밖에 없는 파라과이의 프로골퍼수는 고작 28명. 이중 프랑코의 남동생 4명과 여동생 1명도 포함돼 있어 프랑코가족이 파라과이 골프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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