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투자일기]장동헌/『목표수익률로 만족』

  • 입력 1999년 5월 6일 18시 44분


얼마 전 종합주가지수가 장중 한때 8백선을 돌파했을 때다. 한 투자자가 성난 목소리로 전화했다.

“골든칩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에요. 메뚜기도 한 철이라는데 이렇게 시장이 좋을때 수익률을 더 내야지 왜 주식을 다 팔아버리는 겁니까. 계속 하세요.”

내가 운용하는 골든칩 1호는 고객들을 모집할 때 6개월내에 30% 수익률을 내면 주식을 팔고 콜 CP 등 현금성 자산을 사 안정적으로 운용하기로 약속했던 펀드. 주가가 한참 오를때 이 약속을 지키느라 주식을 팔았더니 항의가 빗발쳤다.

사람의 욕심, 특히 돈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다. 이런 탐욕은 적잖은 후유증을 부르게 마련이다.

사실 30%라는 수익률은 현재의 실세금리나 주식시장 전망에 비춰볼 때 충분한 수준이다.

고객들도 연초 펀드에 가입할 때는 ‘30%를 정말 달성할 수 있을까’하고 반신반의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렇지만 막상 목표에 이르고 나니 마음속에 감춰뒀던 탐욕이 발동하기 시작해 “계속 고(GO)”를 외치는 것.

투자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누가 감히 주가를 예측할 수 있겠는가. 만약 주가가 빠져 펀드 수익률이 낮아지면 ‘역시 전문가는 달라’하고 찬사를 보내겠지만 더 오르면…. 아찔하다.

주식투자에서 실패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적당한 목표수익률을 정하고 그 수익률을 달성했을 때 만족하는 것이다. 특히 지금같은 조정국면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아직 우리 모두는 지나치게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현장에서 많이 느낀다. 경험이 적은 투자자일수록 ‘조금만 더…’하다 낭패를 보는 일이 많다. 예상수익률과 위험은 언제나 정비례한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장동헌<한국투자신탁 주식운용 1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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