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국내 은행권 외국자본 「밀물」

  • 입력 1999년 4월 11일 19시 42분


대외신인도가 회복되면서 국내 은행권에 외국자본이 대거 진출하고 있다.

미국의 3대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국민은행에 5억달러를 투자해 최대주주가 되고 신한은행은 신인도를 바탕으로 4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한빛은행과 주택은행도 전략적제휴 차원에서 올해 안에 3억∼5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해 합작은행 대열에 합류한다는 계획.

이에 따라 국내 금융권은 서울 제일은행을 각각 인수한 HSBC와 뉴브리지 등 외국계은행 및 한미 외환 국민 등 대형합작은행이 외국자본 주도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 국민은행 1대주주된다〓골드만삭스는 국민은행 신주와 전환사채(CB) 인수를 통해 각각 3억달러와 2억달러의 자본을 투자한다.

골드만삭스와 국민은행은 12일 이같은 내용의 자본참여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신주인수는 주당 1만2천원대로 결정됐고 전환사채는 발행후 3개월부터 6년내에 주식전환이 가능하다.

골드만삭스는 전환사채 주식전환 예정분을 제외하고도 국민은행의 지분 18%를 보유하게 돼 현 대주주인 정부지분 8.2%를 제치고 최대주주가 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골드만삭스가 최대주주가 되더라도 현 국민은행 경영진을 인정하고 경영에 직접 간여하지는 않는다”며 “소매금융을 위주로 하는 영업방식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4억달러 외자유치〓신한은행은 10일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이후 국내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4억달러 규모의 해외 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의 외국인지분은 23%에서 38%로 대폭 늘어나고 40%에 달하던 재일교포의 지분은 31% 수준으로 떨어지게 됐다.

그러나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에 발행된 것은 무의결권 DR이기 때문에 경영권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이번 DR 발행을 위해 3월말부터 이인호(李仁鎬)행장을 비롯한 은행관계자들이 홍콩 싱가포르 뉴욕 런던 등에서 5백여명의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로드쇼를 벌여왔다.

신한은행은 4억달러의 자본을 확충함으로써 자기자본이 2조4천1백22억원에서 2조9천2백90억원으로 늘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14.5%에서 16.5%로 높아져 국내은행 중 최고수준에 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은행권 외자유치 속도붙는다〓상업 한일은행의 합병은행인 한빛은행도 하반기중 신주를 발행해 6천억원 규모의 외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한빛은행은 투자유치 주간사로 미국의 투자은행인 리만 브러더스를 선정해 해외투자자들을 위한 투자설명서를 작성하고 있으며 빠르면 7월말까지 협상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조흥은행도 14일 정식 선임될 위성복(魏聖復)행장후보가 복귀하는 대로 미국과 유럽금융기관들을 상대로 2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한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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