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코믹 풍자로 분단체제 뒤집어보기

  • 입력 1999년 3월 17일 19시 16분


“잘보면 보입니다. 쥐새끼들이 어디에 숨었는지….”

‘쥐잡기 운동’표어가 아니다. 극단 차이무가 4월25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정보소극장에서 올리는 ‘통일 익스프레스’의 캐치프레이즈.

분단 이데올로기를 이용하는 세력과 이들에게 이용당하는 한 처녀가 냉전체제가 붕괴되면서 겪는 이념혼란을 그린 풍자극이다. ‘쥐새끼’란 교묘할 정도로 분단상황을 악용하는 이들에 대한 냉소적 표현.

무대는 군사분계선 인근 냉면집 ‘조통면옥’이다.민간인의 자유왕래를 거간하는 우보와 갑산은 옥화라는 여성종업원을 고용, 군사분계선 군인들을 유인하면서 사업을 번창시켜간다. 하지만 냉전체제 붕괴와 함께 그들의 ‘철밥통’에도 금이 가고 ‘조통면옥’도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는데….

이데올로기에 상처받은 사람의 슬픔 등 1세대 통일연극의 신파조 구도를 뛰어넘어 ‘통일…’은 새로운 시각으로 ‘분단체제 뒤짚어보기’를 시도한다. 화장실을 배경으로 한 풍자극 ‘비언소’등을 통해 날카로운 사회풍자를 선보였던 연출자 이상우는 다양하고 코믹한 요소를 골고루 배치해 지루하지않은 무대를 마련했다.

88년 파문을 일으켰던 연극 ‘매춘’을 쓴 오태영의 대본도 짜임새있다. 화수목 오후7시반, 금토 4시반 7시반, 일 3시 6시(월 공연 쉼) 02―762―0010.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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