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이형철/『송년회에 모셔 뵙고 싶어요』

  • 입력 1998년 12월 14일 19시 12분


존경하는 박말윤 선생님. 겨울 바람이 매섭게 몰아칩니다. 건강하신지요. 며칠 전 깊은 잠에서 깨어나 문득 중학교 시절의 그리운 얼굴들을 떠올렸습니다. 그동안 일에 파묻혀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한해를 보내면서 이제서야 뒤를 돌아보게 되는군요. 옛 추억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니 선생님의 얼굴이 눈에 선합니다.

선생님. 저희는 고향을 떠나 각자 삶의 터전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왠지 허전하군요. 허심탄회하게 학창 시절 동창들을 자주 만나고 스승과 제자가 서로의 응어리진 아픔을 함께 푼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요즘 특히 이 어려운 IMF시대, 서로 힘내자고 토닥거려줄 기회도 가질 겸 모처럼 얼굴들 한번 보기 위하여 시간을 내려 했지만 그렇게 쉽진 않더군요. 그렇지만 연말엔 기필코 한번 뭉치기로 했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이번 송년회에는 꼭 선생님의 얼굴을 뵈었으면 합니다.

선생님을 뵙고 옛 추억을 나누고 싶습니다. 남의 과수원에서 사과서리하다가 들킨 일, 선생님께 눈물이 쏙 빠지게 혼났던 일도 생각납니다. 이번 모임엔 경동이 운용이 민석이 명자 승례 모두 나올 겁니다. 선생님께 꼭 술 한잔 대접하고 싶습니다.

이형철(경기 군포시 산본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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