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미정상의 對北 경고

동아일보 입력 1998-11-21 19:58수정 2009-09-2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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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핵무기나 미사일 등 대량파괴무기를 확산하려는 북한의 기도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양국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력히 표명된 것이다. 특히 클린턴대통령은 핵의혹 시설들에 대한 현장조사 요구에 진전이 없을 경우 북한은 불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북한에 보내는 공개통첩이나 다름없다. 북한이 결코 가볍게 보아 넘길 성질의 것이 아니다.

북한은 최근 자신들이 유발한 핵의혹과 미사일개발에 대한 한미(韓美) 양국의 대응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미국과 북한의 관계는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다’고 한 매들린 올브라이트국무장관의 말이나 ‘핵 의혹은 무한정 그대로 놓아둘 사안이 아니다’고 한 윌리엄 코언 국방장관의 경고도 문제의 심각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핵사찰 거부나 미사일개발이 불러 올 파장을 평양당국은 어느 때보다 냉철히 판단해 봐야 할 시점이 됐다.

그런데도 북한은 서해안에 또 간첩선을 내려보냈다. 동해에 금강산관광선이 떠 있는 마당에 서해에서는 도발을 하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주영(鄭周永) 현대명예회장의 1차 방북(訪北)으로 남북한 화해 분위기가 고조됐을 때인 지난 6,7월에도 동해안에 잠수정을 보내고 간첩을 침투시켰던 그들이다. 북한이 그같은 구태의연한 대남(對南)전략을 버리지 않는 한 남북한간 진정한 화해 교류 협력은 어렵다.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다면 북한을 상대하려는 남한 경제인은 없을 것이다. 인도적 지원에 나서는 사람들도 실망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양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대북(對北) 화해 포용정책에 인식을 같이하면서 안보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확고히 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그동안 미국내 대북강경론 부상과 함께 한미 공조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던 점을 고려할 때 특히 그렇다. 따라서 두 정상이 양국의 철저한 안보동맹을 재확인한 것은 큰 성과다. 안보에 관한 한 어떤 경우에도 허점이 있어서는 안된다. 양국간 안보협력이나 대북 공조정책에 조금이라도 이견이 생기면 북한에 이용만 당한다. 그것이 지난 정권의 경험이다.

북―미(北―美)관계자들은 이달 말쯤 미국에서 핵의혹 협상을 재개하며 한미일(韓美日) 3국 실무자들도 이 문제에 대한 공동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 결과가 협의의 토대가 될 것이다. 좋은 성과 있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자세 변화다. 양국 정상의 ‘경고 메시지’를 북한은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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