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1998년 10월 13일 19시 5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원래 헤지펀드는 개인이나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아 투자를 대신해주는 일종의 투자신탁회사로 출발했다. 펀드에 참가하는 인원이 1백명 미만이다 보니 펀드별 규모는 10억 달러에서 1백억 달러까지 다양하다. 전체 규모는 4천억 달러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 돈을 담보로 남의 돈을 빌려서 투자하기 때문에 실제 투자금액은 4조 달러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헤지펀드는 자금 규모가 크고 행동이 빠르기 때문에 세계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에서 지배력도 대단하다. 국제 외환시장의 하루 거래액 2조 달러의 80% 이상이 헤지펀드를 비롯한 핫머니에 의해 지배된다.
이 펀드를 움직이는 펀드매니저의 세계는 어떨까. 항상 수면부족에 시달리고 스트레스에 찌든 고액 연봉자가 펀드매니저의 모습이다. 국제 금융시장이 24시간 열리기 때문에 항상 깨어있어야 하는 이들은 하루 3시간 이상 잠을 자지 못한다. 또 순간에 승부를 걸다보니 자연 스트레스도 커져 대다수 외환과 주식딜러들은 조기 은퇴가 공식화돼 있다. 평균 재직기간이 주식딜러는 10년, 외환딜러는 이보다 짧다는 게 정설이다.
스트레스가 쌓이다보니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렸던 펀드매니저들도 기괴한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한때 월스트리트에서 최고의 연봉을 자랑하던 제프 벡은 자신을 예수라 믿고 스트리킹을 하다가 은퇴했고 2백년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의 베어링증권사를 단번에 파산으로 몰아넣은 닉 리슨도 정신분열증세로 여러차례 병원 신세를 졌다.
헤지펀드 사상 가장 기록에 남을 성공작은 92년 9월 조지 소로스 주역으로 진행된 ‘검은 9월’. 유럽통화와 관련해 영국의 중앙은행과 소로스가 싸움을 벌였는데 소로스가 10억 달러를 벌면서 막을 내렸다.
이종우(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