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청약투기전문 「떴다방」 부동산침체로 찬밥신세

  • 입력 1998년 10월 11일 19시 08분


주택건설업체들이 ‘떴다방’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떴다방은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철새처럼 옮겨다니면서 청약투기를 전문으로 하는 부동산중개업자. 이들은 프리미엄이 기대되는 아파트에 편법적으로 한 사람이 수십가구씩 청약, 당첨된 뒤 입주권에 웃돈을 얹어 팔아 이문을 챙긴다.

이들의 움직임에는 아파트시장의 인기판도 변화가 그대로 반영돼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 과거에 일부 업체들은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이들에게 손을 내밀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엔 업체들이 떴다방을 경계하는 눈치다. 시장 여건상 ‘바람’을 일으키기가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떴다방을 끼워줘봤자 실속이 없다는 계산도 작용한다. 최근 경기 김포에서 아파트를 분양한 D, S사의 경우 청약률은 100% 가까이 됐으나 계약률은 60∼70%에 그쳤다. 대부분의 계약포기자는 떴다방이었던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떴다방 따돌리기 작전까지 나오고 있다. 경기 파주에서 아파트를 분양중인 W사는 청약 마감시간을 앞당겨 떴다방의 눈치작전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동호수 추첨 직전에 이중청약자를 가려내 이중당첨을 막기도 한다.

W사 관계자는 “너무 가까이 해서도 너무 멀리 해서도 안되는 게 떴다방이지만 요즘 업계와 떴다방과의 사이는 아주 좋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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