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 신포동 「패션 거리」 불황 심각

  • 입력 1998년 10월 9일 10시 57분


‘인천의 명동’으로 불리는 인천 중구 신포동 ‘패션거리’가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8일 오후 3시반 패션거리와 인근 신포시장 일대. 의류 매장에서 물건을 고르는 사람이 어쩌다 눈에 띌 정도로 거리가 한산했다.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전에는 하루 평균 1만5천명 이상이 왕래해 발 디딜틈이 없을 정도였으나 요즘 이곳을 찾는 사람은 하루 3천여명에 불과하다.

요즘 하루 매상이 20만원도 채 안된다는 A의류점 대표 김모씨(43)는 “한달 임대료 3백만원을 감당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라며 “임대료가 싼 다른 곳으로 매장을 옮기려고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높은 보증금과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올들어 다른 곳으로 떠난 업소도 이미 30곳이 넘는다. 건물주들도 불황을 감안해 보증금과 임대료를 낮춰주겠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에 수지를 맞추기가 힘들다는 것. 재래시장인 신포시장의 사정도 마찬가지.

시장상인들은 한결같이 지난 추석명절 대목도 지난해의 평일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20여년째 과일과 채소를 팔고 있는 박모씨(59·여)는 “아무리 어렵다고 하지만 신포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한 뒤 이렇게 어려움을 겪기는 처음”이라고 하소연했다.

최근 운영난이 가중되자 신포동 패션거리 상인들은 이 일대를 ‘부평 문화의 거리’나 ‘월미도 문화의 거리’처럼 ‘차없는 거리’로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신포동 상가번영회 관계자는 “서울 이태원 상인들이 차를 동원해 인천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들을 데려가고 있는데도 인천시와 중구청은 속수무책”이라고 안타까와했다.

이에 대해 중구청 관계자는 “신포동도 서울 이태원이나 명동, 압구정 로데오거리처럼 축제분위기를 연출해 상권을 되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박정규기자〉roche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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