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혁의 사이버월드]『인터넷은 민주주의의 적?』

입력 1998-09-27 19:17수정 2009-09-2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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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미대통령의 성추문에 대한 스타보고서가 미국사회에 던진 파장은 현실세계뿐 아니라 사이버세계인 인터넷에까지 미치고 있다.

스타보고서가 인터넷을 통해 가장 먼저 공개되자 인터넷은 4백45쪽 분량의 이 보고서를 읽으려는 사람들로 가득찼다. CNN 홈페이지(www.cnn.com)는 분당 30만회의 접속횟수로 서비스 다운 일보직전까지 갔다. 이 보고서가 등록된 인터넷 사이트들이 주로 미동부지역에 있기 때문에 미국 동부지역의 인터넷 서비스는 며칠간 극심한 정체현상을 보였다. 일반인들을 인터넷에 연결해 주는 접속 서비스회사들도 평소보다 서비스 접속시도가 터무니없이 많아져 곤혹을 치러야 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시샘이라도 하듯 인터넷의 모습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첫 목소리를 터뜨린 곳은 미 국립 라디오방송. 이 방송의 아침 프로그램 진행자가 방송에서 “인터넷 때문에 민주주의가 죽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스타보고서를 가장 먼저 인터넷에 공개한 것은 인터넷을 제대로 이용하기 힘든 처지의 빈민이나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들의 알권리를 무시했다는 것.

사실 미국내의 인터넷의 이용자층을 분석해 보면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백인 고학력자가 많다. 흑인들과 소수민족들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비율은 지극히 낮은 실정. 이때문에 현재의 인터넷 이용자들이 정보를 쥐고 흔들어 다가오는 정보화시대에 권력계층으로 자리잡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스타 보고서가 인터넷에 공개되지 않더라도 TV나 라디오를 통해 공개되기 때문에 단지 속도차이일뿐 특별한 계층을 배려한 것이 아니다”라는 주장. 오히려 스타보고서의 원문을 그대로 접하기 때문에 자신이 읽은 내용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더 민주적이라는 것. “덜 대중적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진실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라는 설명.

국내의 경우도 인터넷 이용자층이 고학력 남성들에게 편중되어 있다. 이를 방치할 경우 스타보고서 때문에 미국에서 벌어진 논쟁이 국내에서도 생길 가능성이 많다.

안진혁〈나우콤 C&C팀〉jhan@blue.now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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