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미사일 시험발사

동아일보 입력 1998-09-01 19:34수정 2009-09-25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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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포동1호 미사일 시험발사로 한반도 주변정세가 급격히 경색되고 있다. 격앙된 일본은 대북(對北)경수로 재원분담 결의안 서명을 거부하는 등 강경 대응책을 강구중이다. 미국도 심각한 사태진전으로 분석하면서 외교적 대응수단 모색에 나섰다. 94년의 제네바 핵 합의사항 이행문제를 협의하던 뉴욕의 북―미(北―美)고위급 회담도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한반도 주변의 평화와 안정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실험은 대미(對美)협상용 또는 김정일(金正日) 주석 취임을 앞둔 대내외 세(勢) 과시용 등 여러가지 의미를 지닌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93년 5월 사거리 1천㎞인 노동1호 미사일 개발에 성공한 북한은 5년만에 사거리가 두배인 새 미사일을 개발한 것이다. 그같은 개발 속도는 예상 외라는 평가다. 그러나 북한이 협상이나 세 과시용으로 미사일 실험을 이용하려 했다면 분명한 판단 착오다.

대포동1호 미사일 시험발사는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직접 위협하는 처사다. 동북아 국가들은 이제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노출된 상태다. 그러잖아도 대북지원에 회의적이던 미국이나 일본의 보수세력들이 이런 마당에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북한을 지원하며 어떻게 하든 관계정상화를 모색하려던 주변국가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형편이다. 당장 대북 경제제재조치를 완화하려던 미 행정부의 노력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고 북―일(北―日)국교정상화 회담도 언제 열릴지 모르게 됐다. 국제사회의 인도적인 대북 식량지원 또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강산관광 등 남북한간에 어렵게 움트고 있는 화해의 싹이 ‘미사일 격랑’에 휩쓸리지 않을까 걱정이다.

문제해결의 열쇠는 북한이 쥐고 있다. 국제적인 비난을 조금이라도 덜려면 미사일 기술의 개발 수출을 통제하려는 전세계적인 노력에 하루라도 빨리 동참하는 길밖에 없다. 작년 6월 이후 중단된 미국과의 미사일 회담에 조속히 응하면서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가입에도 성의를 보여야 한다. 더 이상 미사일을 개발 생산하거나 배치 수출하지 않는다는 투명성이 확보되어야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도 미사일 개발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다. 자제하고 있을 뿐이다. 최근 한미(韓美) 양국이 한국의 미사일개발을 사거리 3백㎞ 이하로 하기로 합의한 사실을 북한은 유의하기 바란다. 지금은 소모적인 군비경쟁이나 대결주의의 시대가 아니다. 대화와 협력으로 함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다. 미사일로 해결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북한은 오산을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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