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외인용병들 『거머리수비 없어 신바람』

  • 입력 1998년 8월 9일 20시 36분


“이제 뛸 맛이 난다.”

프로축구 외인용병들이 신바람이 났다.

공격수 보호를 최우선했던 98프랑스월드컵의 영향으로 국내 프로리그에서도 심판들이 공격축구를 이끄는 방향으로 판정함에 따라 화려한 개인기를 지닌 외인용병들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

초반 19경기를 치른 98현대컵 K리그에서 외인용병들은 득점과 어시스트 부문에서 대거 상위권에 오르며 기세를 떨치고 있다.

루마니아 출신 미하이(25·삼성)와 러시아 용병 데니스(21·삼성)가 각각 4골과 4어시스트를 기록해 득점과 어시스트 랭킹에서 나란히 단독선두에 올라있다.

또 빅토르(LG)와 뚜레(대우)가 2골로 득점 공동 2위이며 2어시스트의 뚜레를 비롯해 무탐바(LG) 비탈리(삼성) 올레그(LG) 등이 1어시스트를 기록중.

국내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는 외국선수는 총 32명. 2백98명의 국내선수에 비해 약 10분의 1밖에 되지 않지만 활약은 대단하다.

그동안 수많은 외국용병이 국내 프로무대에 등장했지만 거친 몸싸움을 위주로 하는 토종 수비수들에게 막혀 큰 활약을 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

85년 태국 출신 피아퐁이 득점왕과 어시스트왕을 석권한 뒤 95년 아미르, 96년 라데, 97년 데니스가 각각 어시스트 1위에 오른게 전부.

포항에서 활약하다 일본과 스페인리그를 거쳐 현재 네덜란드 NAC브레다에서 뛰는 라데나 삼성과 일본 벨마레 히라쓰카에서 이적한 바데아 등이 외국 프로리그에서 맹활약하는 이유도 한국의 거친 무대에서 단련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

삼성의 최강희코치는 “잡고 때리는 지저분한 반칙이 줄어든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외국선수는 물론 뛰어난 개인기를 지닌 국내 공격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좀더 엄격하게 판정이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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