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美상무부 수출담당 정동수 부차관보

  • 입력 1998년 8월 2일 20시 12분


“비록 국제통화기금(IMF)때문에 제약이 있지만 한국은 단기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출산업의 체질을 바꾸어야 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

최근 방한한 미국 상무부의 수출담당 부차관보 정동수(鄭東秀·43·사진)씨는 “일본과 한국은 저가제품으로 미국시장에 진출한 초기전략은 비슷했지만 일본은 품질경쟁력을 계속 높인 반면 한국은 저가전략만을 고집해 시장공략에 희비가 엇갈렸다”고 지적했다.

정씨는 94년 상원의 인준을 거치지 않는 미국정부 임명직으로는 한국계 가운데 최고직인 이 자리에 발탁된 인물.

그는 “한국은 여전히 공산품만을 주력 수출상품으로 삼고 있는데 앞으로는 인적자원 서비스산업 소프트웨어 등 지적재산의 수출촉진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수출의 대표적인 예로 핸디소프트사가 일본에 그룹웨어를 수출한 것을 들면서 최근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어려운 주문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수출업체들은 물류비가 많이 든다고 불평하기에 앞서 인터넷 전자상거래 등 새로운 수출기법과 틈새시장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씨는 “한국전력의발전설비매각에미국업체들의관심이높다”고말했다.

그는 “한국정부의 공기업 민영화방안은 방향은 맞는 것 같은데 정리해고 등의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할지 외국에서는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발전소 매각은 주식매각보다는 자산매각 방식이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씨는 “최근 한국에서 즐겨쓰는 ‘투명성’이라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한국정부나 기업 금융기관은 실감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정책도 공급위주가 아닌 실수요자 중심으로 투명하게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현진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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