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엿보기]富집중 갈수록 심화

  • 입력 1998년 5월 24일 19시 56분


아시아 금융위기로 실업자가 양산되고 가정파탄이 빈번해지면서 ‘20대 80의 사회’라는 용어가 새삼스레 주목받고 있다.

‘20대 80’은 당초 ‘국경없는 무한경쟁’으로 요약되는 세계화와 함께 제기된 말. 어느 나라든 사회 전체 구성원이 세계화에 잘 적응하는 20%와 결국 도태되고 마는 80%로 갈라진다는 것이다. 잘 사는 20%의 국가가 전 세계 부(富)와 무역량의 80%, 에너지 금속사용량의 80%를 차지하는 것도 ‘20대 80’의 또다른 측면이다.

독일의 한스 마르틴은 저서 ‘세계화의 덫’에서 “21세기에는 5명중 1명만 있으면 모든 상품을 생산하고 값어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충분하다”며 “더 이상의 노동력은 필요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나머지 80%는 놀아야 하는가?

‘노동의 종말’이란 책을 쓴 미국의 제레미 리프킨 경제추세재단이사장은 “확실히 그렇다. 이에 따라 아래쪽의 80%는 빈곤 실직과 자긍심 붕괴라는 엄청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고 말했다.

중산층의 붕괴를 뜻하는 이 예측은 세계화의 비정함을 말해준다.

80년대까지만 해도 ‘3분의2(66%)의 사회’라는 말이 유행했다.

한 사회의 3분의 2가 중산층을 형성, 공동체를 유지하는 뼈대 역할을 하며 사회를 끌어간다는 말이었다.

66%에서 20%의 사회로. 거부할 수 없지만 “세계화가 싫다”는 외침에는 이같은 배경이 있다.

〈허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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