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성동기/국방부 검문검색의 「열외」

  • 입력 1998년 5월 8일 19시 17분


국방부는 청사 전체가 보안상 가장 급수가 높은 ‘갑급 국가보안구역’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보루인 군(軍)을 통괄하면서 3군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각종 지원을 담당하는 게 국방부다. 그래서 사소한 움직임과 정보라도 철저히 적에게 가려져야 할 보안 요소다.

국방부는 최근 출입자 검문검색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사례가 더러 발견되자 출입통제를 대폭 강화했다. 그리고 “전(全)직원과 출입자에 대해 검문검색을 강화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발표와 다른 방향으로 출입통제가 이루어지고 있어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령까지는 신분증의 사진과 얼굴을 대조하는 것은 물론 가방까지 샅샅이 뒤지고 있다. 하지만 별판을 단 장군차량은 안에 누가 탔는지, 출입증이 있는지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통과시키고 있다.

장성 차량이라도 규정대로 일반 직원과 똑같이 확인절차를 밟아야 하는 인근 미군기지와는 대조적이다. 매일 검색당하는 일부 직원들은 “장군은 믿을 수 있고 우리는 믿을 수 없다는 말이냐”는 불평도 한다.

불평이 문제는 아니다. 보안의 틀을 정했으면 예외없이 지켜져야 하는 것 아닌가.

오래 전부터 우리 군 내부에선 ‘칼집이 빛나는데 칼은…’ 하는 소리가 있어왔다. 장군에 대한 지나친 예우와 그 이하의 ‘전투력’을 빗댄 말이다. ‘칼과 칼집’은 다같이 없어서는 안될 보완요소다. 둘다 중요한 것이다.

성동기<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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