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살 길 찾는 구조조정을…

동아일보 입력 1998-05-07 20:05수정 2009-09-2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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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이 합의한 2·4분기 정책의향서는 금리를 낮춰 실물경제를 살리는 한편 금융개혁과 기업구조조정은 더욱 강도 높게 추진한다는 것이 골자다. 앞으로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은 금리인하를 통한 실물부문의 애로 타개, 중소기업의 수출지원 확대, 기업 금융구조조정의 강도높은 추진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IMF는 고금리를 유지해야만 외환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는 논리로 금리인하에 난색을 표명했다. 그러나 연 20%가 넘는 살인적인 고금리는 실물경제의 숨통을 죄어왔다. 이런 고금리로는 실물경제 붕괴를 가속화해 자칫 경제회생의 기반마저 송두리째 무너뜨릴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었다. IMF가 실물경제 애로를 타개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은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금리인하와 함께 외환보유고 중 일부를 헐어 중소기업 중심의 수출지원에 쓰기로 한 것도 바람직한 정책선택이다.

이제부터는 환매조건부채권(RP) 입찰금리를 내리는 등의 방식으로 콜금리와 시중실세 금리를 상반기중 10%대 중반까지 떨어뜨려 기업경영이 정상궤도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해주고 수출기업의 자금난도 덜어주어 수출이 촉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결국 수출증대에서 위기탈출의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다.

IMF가 금융과 기업의 구조조정을 강도높게 요구한 것도 불가피한 정책권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인위적으로 금리인하를 유도한다 해도 부실 금융기관의 정리가 수반되지 않으면 금리의 장기 하향안정세는 유지될 수 없다. 또 기업도산은 곧장 금융기관의 부실증대로 이어져 기업과 은행이 공멸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때마침 삼성 현대 LG SK 등 대기업그룹들이 잇따라 구조조정 계획안을 내놓고 있다. 10일로 예정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국민대토론회를 앞두고 정부의 종용에 떼밀려 모양갖추기에 급급한 인상도 없지 않지만 업종전문화와 과다한 차입경영 탈피에 주안점을 둔 것은 긍정적이다.

기업이 왜 과감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하는가는 기업 스스로가 더 잘 알 것이다. 국제무한경쟁시대의 기업 생존전략은 경쟁력 있는 기업키우기와 미래성장 분야의 개척과 선점에서 찾아야 한다.

기업개혁과 관련, 정부의 강제력이 동원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는 구조개혁 시스템을 갖추고 여건만 조성해주면 된다. 구체적인 방안은 기업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옳다. 어떻게 변신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생존이 가능한가는 기업이 알아서 할 일이다. 구조조정은 속도 못지않게 방향과 내용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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