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비디오 저널리스트 김민선씨

  • 입력 1998년 4월 22일 20시 00분


일당 넷이다.

VJ 김민선(35). 쇼프로의 비디오자키가 아니다. 비디오 저널리스트(Video Journalist)의 약자. 한편의 영상을 준비하면서 혼자 기획 취재 촬영 편집까지 도맡는 ‘국제통화기금(IMF)형’ 만능 방송인이다. 그렇다고 화려한 장비로 무장한 것도 아니다. 6㎜ 비디오카메라 하나와 악착같은 취재력이 자산의 전부.

20일부터 열흘간 방송되는 SBS ‘출발 모닝와이드’에서 자신이 직접 제작한 10부작 다큐멘터리 VJ현장보고 ‘불황의 전략―세계에서 배운다’로 TV에 첫선을 보이고 있다. 두달간 일본에서 보고 들은 독특한 문화현상을 담은 프로다. 10∼15분짜리 짧은 분량이지만 VJ가 공중파에서 10부작 시리즈를 내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

“일본에서 두달만에 찍느라 매일 두시간도 못잤어요. 하지만 힘든 줄 몰랐습니다. 그저 재미있었어요.”

식사도 거른 채 편집기를 쳐다보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다. 천직인 모양이다.

VJ가 첫 방송경력은 아니다. 87년 교통신문기자로 6년간 일했고 93년 교통방송 개국 후 교통전문 프리랜서 리포터로 ‘교통문화칼럼―김민선입니다’라는 고정프로도 맡았다.

“교통관련 리포터를 하면서 해외취재 나갈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동안의 노하우를 맘껏 발휘해보고 싶어 VJ의 길을 택했어요.”

작년에는 VJF라는 VJ모임을 만들었다. 10여명의 VJ지원자들을 언제든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기존의 방송체제와 어깨를 견줄 만큼 VJ가 활성화돼 있죠. 미국의 ‘뉴욕 원’이라는 뉴스채널은 1백여명의 VJ가 제작하는 프로로 만들어집니다.”

VJ로 활동하면서도 지난 1년여간 SBS방송아카데미에서 VJ지망생들을 가르쳤다. 멋있어 보인다고 무턱대고 지망했다가 제풀에 주저앉는 수많은 학생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웠다고.

“엄청난 노동량을 요구합니다. 함부로 뛰어들 직업이 아니에요. 일이 끝나기 전까지 개인생활은 접어두겠다는 각오가 기본이죠. 덕분에 아직 결혼을 못했지만….”

전직기자답게 최근엔 특종도 쫓고 있다. 대한제국의 애국가를 작곡한 독일인 에케르트의 삶을 취재중이다. 경력이 좀더 쌓이면 세계의 가족에 관한 다양한 문화를 카메라에 담는 작업이 목표.

“일단 ‘해낸다’는 결의면 충분합니다. 1인체제이니 만큼 ‘언제까지 반드시’는 중요치 않아요.”

그래도 자신의 결혼문제는 곧 끝을 보겠단다.

〈이승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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