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교육⑭/예은청소년문화쉼터]강명순 원장

  • 입력 1998년 4월 20일 09시 28분


예은청소년문화쉼터 강명순원장(47)은 아이들에게 ‘엄마’로 불린다. 실제로 강원장은 아이들에게 친엄마나 다름없는 사랑을 베풀고 있다.

땟물이 줄줄 흐르는 아이의 뺨에 뽀뽀를 해주고 사소한 일로 심술을 부리는 아이들을 달래주는 것은 그의 일상이다.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다 더러워진 옷을 빨아주고 반찬을 챙겨 돌려보내기도 한다.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샘이 많아요. 다른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경을 써 주는 것 같으면 참지 못하지요. 그래서 항상 똑같은 만큼의 사랑을 나눠줘야 합니다.”

강원장이 결손 및 빈곤가정의 자녀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70년대 초. 70년에 이화여대 시청각교육학과에 입학한 그는 2학년 때 서울 창동 빈민촌으로 봉사활동을 간 적이 있다. 그때 돌보는 이 없는 아이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는 것.

“그때 가난한 사람들과 더불어 평생을 살겠다는 결심을 굳혔지요. 졸업한 뒤 목회자인 남편과 결혼하고 함께 사당동에서 빈민을 대상으로 어머니교실을 열었습니다.”

빈민운동을 하며 현장에서 어렵게 살다보니 건강이 악화하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다. 현재 안산감리교회 담임목사인 남편은 과로 끝에 간염으로 한동안 고생해야 했다.

“아이들을 보살피는 것은 주로 엄마의 몫입니다. 엄마 없는 아이들은 금방 티가 나게 됩니다.”

강원장은 현재의 결손가정 아이들을 보살피는 것이 오히려 70년대보다 더 어렵다고 말한다. 당시에는 경제적으로 어렵긴 했어도 엄마가 없는 아이들은 그리 흔치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자신이 보살폈던 아이가 정신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란 모습을 볼 때 가장 행복하다.

“아이들은 자신의 환경을 스스로 선택해 태어나지 않습니다. 주어지는 환경에 의해 만들어지는 거지요. 우리는 이 아이들이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작은 울타리를 제공하려고 하는 것일 뿐입니다.”

<홍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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