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육정수/재소자의 처우 개선

  • 입력 1998년 4월 10일 19시 57분


‘복지천국’ 스웨덴에선 재소자 처우도 아주 개방적이다. 모범수는 아내를 감방으로 초대해 교도관 감시없이 만날 수 있다. 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중남미와 미국 미시시피주에선 특별접견실에서 자유로운 애정표현이 가능하다. 미시시피주의 ‘빨간 집(Red House)’이라는 접견소엔 응접실 침실 부엌 세면장이 있어 가정과 같은 분위기에서 부부가 몇시간을 보낼 수 있다.

▼부부간의 애정표현과 성접촉 허용은 교도소내 각종 불상사의 예방과 갱생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 근거를 둔 정책이다. 89년 스웨덴에선 청소년범들을 카리브해로 여행시켜 공동체와 협동의 가치를 인식시키려 했던 일이 있다. 논란끝에 “범죄자에게 관대한 것도 좋지만 정도가 지나치다”는 의견에 부닥쳐 취소되긴 했다. 먼나라 얘기로 들리지만 각국은 이처럼 다양한 ‘새 사람 만들기’방안을 짜내 실험한다.

▼행형(行刑)의 목적은 재소자의 ‘정상적 사회복귀’에 있다. 이를 위해 생활환경을 가급적 사회생활에 가깝게 해주는 것이 선진국 행형의 추세다. 우리나라도 그동안 신문구독, 방송통신대 수강, 종교행사 참석, 극장영화 관람, 라디오청취 TV시청 등을 부분 허용해 왔다. 그러나 행형정책에 관한 한 우리는 아직 후진국이다. 사회적응능력 향상보다는 격리에 비중을 둬온 탓이다.

▼재소자 처우의 국제기준으로는 55년 관련 유엔회의 결의와 57년 유엔경제사회이사회가 채택한 규칙이 있다. 자유의 구속은 필요한 만큼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재소자의 기본적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점에서 모범수에게 가족과의 전화통화를 허용한 법무부의 조치는 긍정적이다. 차제에 잡음 많은 흡연문제도 제한허용하는 쪽으로 검토할 만하다.

육정수<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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