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병원에서]「눈깜짝」회진 왜 하나?

  • 입력 1998년 3월 20일 20시 08분


‘밤새 안녕히 주무셨어요, 어디 불편하신 데는 없구요….’

Y대학의료원 병동 20일 오전 7시. 회진을 시작한 부지런한 의사들의 모습이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 입원 중인 한 환자. “요즘 의사선생님들, 이전보다 정말 친절해졌어요.”

하지만 의사들이 한 환자에게 머무는 시간은 1분이나 될까. 환자들은 이 시간을 주치의를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로 여기지만 ‘쌍방향소통’은 없다. 의사의 질문에 대한 환자의 응답과 의사들간의 대화만 있을 뿐.

지난 1월 폐에 문제가 있다는 종합검진결과를 받은 김향미씨(가명·46·서울 창천동). 정밀검사를 위해 최근 Y대학의료원에 입원했다.

하지만 어떤 검사를 받을지는 물론 언제 검사가 끝날지에 대해서도 도대체 알 수가 없다. 김씨는 “주치의도 모른다는 데 어떻게 하겠어요?”라며 답답한 표정. 무엇을 물어 보고 싶어도 바빠 보이는 의사 앞에서는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에 대해 서울 강동성심병원 가정의학과 황인홍교수는 “대학병원의 회진은 환자와의 상담을 위해 마련된 시간이 아니라 의사들이 치료에 관련된 하루일과를 계획하는 한편 수련의들을 교육시키려는 목적을 지닌 것”이라고 밝히면서 “회진 중 환자의 질문에 상세한 대답을 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환자와의 상담은 별도의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Y대학의료원의 관계자는 “환자를 위해 별도의 상담시간을 마련해놓고 있지는 않다”며 “대부분의 궁금증은 회진을 돌 때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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