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음]NYT부회장 그루손 81세 타계

  • 입력 1998년 3월 10일 19시 59분


호텔 벨보이에서 뉴욕타임스 부회장에 이르기까지 그의 인생은 도전과 성취로 가득 찬 긴 여정이었다.

시드니 그루손. 8일 81세를 일기로 그가 세상을 떠나자 미국인들은 ‘입지전적인 인물의 표상’이 사라졌다며 애도했다.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 고철장사의 아들로 태어나 캐나다 토론토에서 소년시절을 보낸 그루손은 12세 되던 해 호텔 벨보이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루손은 1년 남짓 지나 호텔에 투숙했던 캐나다통신 사장에 의해 통신사사환으로 채용돼 언론계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사장은 서류를 정리하면서 나타난 그의 문장실력을 간파하고 15세 되던 해부터는 기자로 일하도록 했다.

44년 뉴욕타임스에 스카우트된 그루손은 특히 해외특파원으로서 유럽 여러나라의 사정을 깊이있게 보도해 유명해졌다. 1956년은 그에게 특별한 해였다. 그는 구소련정권에 항거해 공산주의 타도를 외치는 폴란드 국민의 저항운동을 상세히 보도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기사는 다음해 타임스에 퓰리처상을 안겨줬다.

69년 타임스의 임원이 된 그는 수석부사장을 거쳐 부회장까지 올랐으며 86년 70세의 나이로 은퇴했다.뉴욕타임스는 9일 한 면을 할애해 그루손의 부음을 다루면서 “그의 인생은 어떤 위치에서든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때 얼마만큼 성취할 수 있는지를 인류에게 보여주는 교훈”이라고 애도했다.

〈뉴욕〓이규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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