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아사히]독감의 「잠재적 공포」

  • 입력 1998년 2월 19일 08시 32분


기원전 400년경 아테네는 스파르타와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패했다. 패인의 하나는 많은 병사들이 독감에 걸려 죽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남아 있다. 1918년부터 다음해까지 발생한 스페인 감기도 대단했다. 전세계에서 6억명의 환자가 발병, 2천3백여만명이 죽었다. 일본에서도 2천1백만명이 병에 걸려 26만명이 숨졌다. 독감의 잠재적인 공포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올들어 일본에서는 독감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88만명이 감염됐고 휴교가 잇따르고 있다. 유아와 노인 가운데는 사망자도 나왔다. 독감을 ‘감기의 하나’로 얕봐서는 안된다. 고열이 나면 빨리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의사들도 ‘단순감기’로 치부해 늦게 손을 쓰면 안된다. 일상적인 예방책도 중요하다. 충분한 영양과 휴식으로 몸의 저항력을 높여야 한다. 가급적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집에 돌아오면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해야 한다. 백신도 유행하는 독감에 반드시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바이러스가 자주 형태를 바꾸기 때문이다. 변형 바이러스에 맞춰 백신도 바꾸지 않으면 안되지만 제조에 시간이 걸린다. 결국 다음 겨울에 유행할 바이러스 형태를 예상해 백신을 만든다. 예상이 빗나가면 모처럼의 백신접종도 무의미하게 된다. 그래서 신형 바이러스가 특히 무섭다. 선진국에서는 고령자와 만성 호흡기 및 심장환자에게 예방접종을 권유한다. 미국은 이런 사람들에게 독감을 전염시킬 우려가 있는 의료관계자나 가족에게도 백신접종을 장려한다. 일본에서는 지금 예방접종을 해야할지를 놓고 고심하는 사람이 많다. 현재 발견되고 있는 바이러스는 대부분 홍콩A형이어서 백신이 유효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언제 접종하면 좋을지 판단할 수 있는 정보는 적다. 후생성은 이를 알기 쉽게 해줘야 한다. 〈정리·도쿄〓권순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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