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교육 ④/인터뷰]물꼬학교 터장 옥영경씨

  • 입력 1998년 2월 2일 07시 41분


“교육이라는 것이 현실의 삶과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이라고 봐요. 그런데 학교교육은 오로지 성적제일주의로 주입식 교육을 하다보니 교육도 망치고 아이들도 망치고 있는 거예요.” ‘자유학교를 준비하는 모임 물꼬’의 터장(대표)이자 교사인 옥영경(玉永京·31·여)씨는 어린이가 주인이 되는 ‘자유학교’ 설립을 착실하게 준비해왔다. 옥씨는 자유학교가 설립될 때까지의 활동무대인 물꼬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부대끼며 보내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고 말한다. “물꼬에서는 어린이 하나 하나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스스로 깨닫고 즐겁게 생활하게 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교육학자 닐의 말대로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과학자보다 행복한 트럭운전사가 되기를 바라는 거죠.” 옥씨는 공교육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처음에는 영국의 서머힐을 모델로 삼았다. 그러나 뒤늦게 우리 문화에 맞는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우리나라의 ‘서당문화’. “서당에서는 학문은 물론이고 예의범절, 생활 자체를 스승과 함께 하면서 배우잖아요.삶 자체가 바로 배움의 과정이고 공동체 생활이지요.” 옥씨도 고교 때까지는 전형적인 모범생이었다. 새로운 세상에 대해 눈을 뜬 것은 대학생활을 하면서부터. 대학을 세곳이나 옮겨 다녔지만 학생운동을 하느라 졸업은 하지 못했다. 지금 옥씨의 신분은 교육학을 전공하는 방송통신대 2학년생. 2004년 세워질 자유학교를 본격적으로 운영하려면 ‘자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막연한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다. 2003년이 되면 수험생이 대입정원보다 줄어들기 때문에 교육제도나 인가기준도 다양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자유학교는 하루 일과를 일반교과 30%, 프로젝트 수업 30%, 일과 명상을 통한 교육 30%, 나머지 10%는 자유시간으로 나눠 쓴다는 계획이다. “연극터나 계절학교에서 만난 아이들과 헤어질 때는 아쉽기도 해요. 하지만 아이들과 포옹하면서 느끼는 감동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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