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노사정委 악역맡은「해결사」 한광옥 부총재

입력 1998-01-11 21:20수정 2009-09-26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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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정(勞使政)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 국민회의 한광옥(韓光玉)부총재는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해 온 해결사로 통한다. 그는 또 ‘삼중지퍼’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언행이 신중하다. 중요한 협상임무가 자주 그에게 주어지는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과거 민주당 시절에는 주류인 동교동계와 당시 이기택(李基澤)총재와의 ‘가교역’으로 나서 ‘8인8색’의 민주당을 그나마 오래 유지하도록 한 공로를 평가받고 있다. 신중함 못지 않게 중재자에게 필요한 여유와 너그러움이라는 덕목을 갖췄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요즘 그에게서는 특유의 너털웃음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정리해고제 때문이다. 노사정위원회 구성을 앞두고 노동계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속만 태우고 있다. 한부총재는 당초 노사정위원회 대표자리를 꺼렸다. ‘악역’이기 때문이다. 그도 이제는 당내 ‘빅3’의 한사람으로서 자신의 ‘진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때다. 5월의 서울시장선거와 총재경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를 위해서는 이미지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김차기대통령이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자신마저 악역을 기피할 수 없다는 결심에서 결국 총대를 맸다. 정리해고에 대한 그의 입장은 확고하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1월중 금융산업, 2월중 전체산업에 대한 정리해고제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동계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식으로는 ‘절대로’ 추진하지 않는다는 신념도 분명하다. 그는 노동계 인사들과의 면담에서도 정부와 대기업의 고통분담이 우선이라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최근 그의 입에는 ‘사회적 합의’ ‘공감대’ ‘대화’ ‘상황공유’ ‘인내’라는 말들이 붙어 다닌다. 그는 노동계설득의 전망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노동계가 자신들만 희생시킨다는 오해를 풀고 우리의 진심을 알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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