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우방그룹서 시작 「3천원 큰사랑」 전국확산

  • 입력 1997년 12월 17일 10시 57분


『우리 모두가 마음을 모은다면 3천원으로 정말 큰 사랑을 나눌 수 있습니다』 대구 우방그룹의 사내 봉사모임인 「사랑으로 사는 사람들」이 장애인과 난치병 환자 등 힘든 삶을 살아가는 이웃을 돕기 위해 지난달부터 시작한 「3천원씩 들고 은행가기」운동에 전국 각지에서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펴낸 모임 소식지 특집호(본보 11월13일자 26면 보도)에서는 4명의 동생을 보살피는 처녀가장, 사재를 털어 무의탁 노인들을 보살피는 억척주부, 농아부모와 정신박약인 동생을 돌보는 고교생, 시각장애인 노인 부부 등의 이야기를 게재하며 성금 모금을 호소한 이후 불과 한달만에 5천3백여명이 동참, 1천6백여만원의 성금이 모였다. 이들의 아픈 사연이 소식지에 게재된 뒤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며 국제통화기금(IMF)한파속에서 움츠러든 사람들의 메마른 가슴에 따뜻한 불을 지핀 것이다. 특히 이 운동에 참여의사를 밝히고 성금을 보낸 사람들 가운데는 시각장애인, 소녀가장 등 오히려 자신이 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진정한 이웃사랑의 의미를 일깨워 주고 있다. 제주도에 살고 있는 소녀가장 김미경(金美慶·18·고교3년)양은 『가정형편 때문에 포기한 수학능력시험일에 우연히 「사랑으로 사는 사람들」모임 소식지에서 어려운 형편을 딛고 꿋꿋이 살아가는 이웃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용기를 얻었다』며 매월 3천원을 보내겠다는 약속과 함께 첫달분을 입금했다. 시각장애인 김진호(金辰鎬·34·대구 남구 대명동)씨는 『저보다 형편이 더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는 전화를 한 뒤 자신의 가족 4명의 이름으로 1만2천원을 보내왔다. 또 농촌주부인 임춘애(林春愛·29·경북 안동시 임동면)씨는 『올해 농사가 완전히 적자라 빚 갚고 나면 겨울에 먹고 살 일이 걱정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농사지을 땅과 젊음이 있다』며 3명의 자녀 이름으로 9천원을 입금했다. 「3천원씩 들고 은행가기」에 동참하는 계좌번호는 서울은행 80304―0121430, 대구은행 002―05―006332―501, 예금주 이순목(사랑으로 사는 사람들 모임)이다. 〈대구〓정용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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