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저마다의 슬픈 사연들 〈52〉
그런데 그 순간 마신은 한 마리의 커다란 사자로 변했습니다. 그리고는 금방이라도 공주에게 대들 듯한 태도로 말했습니다.
『너는 나를 배신하고 말았구나! 서로 배신하지 않기로 맹세해 놓고선 약속을 어기다니!』
그러자 공주는 말했습니다.
『짐승같으니라고! 너와 같이 비열한 놈하고 약속은 무슨 약속이냐?』
사자는 사자대로 몹시 화가 나서 말했습니다.
『너는 화를 자초하고 말았구나!』
이렇게 말하고는 입을 딱 벌린 채 공주에게 덤벼들었습니다. 그 순간 공주는 번개같은 동작으로 머리카락 하나를 뽑아 주문을 외며 허공에다 휘둘렀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공주의 머리카락은 어느 틈엔가 날카로운 칼로 변하여 사자를 두 동강 내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난 게 아니었습니다. 잘려나간 사자의 머리가 어느 틈엔가 한 마리의 끔찍한 전갈로 변했습니다. 그걸 본 공주는 날쌔게 몸을 날리더니 한마리 커다란 뱀으로 둔갑했습니다. 뱀으로 변한 공주는 전갈에게 달려들어 엎치락뒤치락 끔찍한 싸움을 벌였습니다.
싸움이 불리해지자 마신은 다시 독수리로 변하여 푸드득 날아 올랐습니다. 그와 동시에 공주는 수리로 변하여 독수리에게 달려들었습니다. 독수리와 수리 사이의 치열한 싸움은 근 한 시간 동안이나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던 끝에 마신은 다시 한마리의 수고양이로 변했습니다. 수고양이가 된 마신은 목을 가르랑거리며 표독스런 눈으로 수리를 올려다보았습니다. 그러자 이번에 공주는 한 마리의 커다란 점박이 이리로 변했습니다.
수고양이와 이리 사이의 싸움은 정말이지 사납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들의 싸움으로 인하여 궁중 안은 온통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형세가 불리해지자 수고양이는 한 마리 벌레로 변하여 분수대 옆에 있는 붉은 석류 속으로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석류는 갑자기 수박만큼이나 부풀어오르더니 궁중의 대리석 바닥 위로 떨어져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그 바람에 석류 씨앗들이 바닥에 쫙 흩어졌습니다. 그걸 본 이리는 어느 틈엔가 수탉으로 변하여 바닥에 흩어진 석류 씨앗들을 한 알도 남김없이 쪼아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딱 한 알의 석류 씨앗이 데굴데굴 분수 가로 굴러가늘歌咀맛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