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유로 규정타석과 이닝은 채우지 못했지만 개인타이틀 선두를 강력하게 위협하는 타자와 투수들이 있다. 이른바 「장외 선수들」. 증권으로 치면 상장이 되는 순간 고가를 예약해놓은 대형 우량주인 셈이다.
후반기 들어 이들 장외선수가 수면으로 떠오를 경우 개인타이틀 판도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안개속에 파묻힐 전망이다.
우선 타격부문에선 「괴물타자」 박재홍(현대)과 「터미네이터」 김상호(OB)의 약진이 예상된다. 둘다 부상으로 전반기에 30게임 가까이 출전하지 못했지만 12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벌이고 있는 박재홍이 타율 0.340으로 5위권, 김상호는 0.326으로 6위권에 해당하는 성적을 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홈런왕 박재홍은 12홈런으로 5위에 불과하지만 선두 이종범(68경기에서 18홈런)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평가되고 있다. 투수부문에선 구원투수들이 「시한폭탄」이다. 국내 프로야구의 실정상 구원투수들이 시즌 막판 무리하게 규정이닝을 채우는 경우가 허다해 방어율과 탈삼진 타이틀은 구원투수들의 각축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14일 현재 방어율과 탈삼진 선두는 박지철(롯데·1.74)과 정민철(한화·93개).
그러나 장외에선 김경원(OB·1.81) 조규제(쌍방울·1.96) 조웅천(현대·1.97) 이상훈(LG·1.98) 등이 1점대 방어율로 박지철을 위협하고 있다. 탈삼진에선 구대성(한화)과 이상훈의 페이스가 무섭다. 구대성은 49.1이닝에서 68개를 기록, 이닝당 탈삼진율 1.38을 기록중이다. 이상훈은 50이닝에서 60개로 1.2개. 이는 정민철의 0.84개를 압도하는 수치로 이들이 이닝수를 늘려갈 경우 선두 추월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장환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