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옹진군 대이작도]물놀이 지치면 조개캐고 굴따고

  • 입력 1997년 6월 20일 08시 26분


때이른 무더위. 오염이 심한 도시의 공기. 짜증과 실망을 주는 정치. 이런 것들을 잠시 피해 자연의 넉넉한 품에 묻혀 삶의 속내를 음미해보고 싶을 때가 있다. 인천 옹진군 자월면 자월도 옆의 작은 섬 「대이작도」는 그럴 때 가볼 만한 곳이다. 주민수가 1백47명에 불과한 이 섬은 맑은 물과 모래사장에 울창한 해송 등 흔한 말로 천혜의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이 섬이 특히 돋보이는 것은 하루 6시간동안은 바다 깊숙한 곳의 「모래사막」에 앉아 노닐 수 있다는 점과 조용히 낚시를 즐기기에 그만이라는 점이다. 더욱이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인심이 무척 좋은 곳이다. 이 섬은 인천여객터미널에서 자월도행 여객선을 타고 서남쪽으로 1시간반정도면 갈 수 있어 주말 나들이에 적합하다. 대이작도에는 버스가 없다.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은 1t트럭 20여대가 전부. 선착장에 멈춰있던 트럭들이 배에서 내린 관광객을 싣고 털털거리며 뽀얀 먼지속을 달려가는 모습은 2차대전 때 남태평양의 섬을 연상케 한다. 호텔 여관이 없는 이 섬에서 관광객들은 민박을 한다. 부아산에 올라 도라지 더덕 둥굴레 등의 산나물을 캐 민박집에서 반찬으로 만들어 먹는 맛은 일품이다. 부아산 정상에 오르면 자월도 승봉도 소이작도 덕적도 등 이웃 섬들이 눈 가득히 들어온다. 대이작도에는 큰풀안(장골), 작은 풀안, 목장불, 떼넘어(계남)해수욕장 등 4곳의 해안이 있다. 모두 어른 허벅지 정도의 얕은 수심이 바다쪽으로 2백∼3백여m 나있고 고운 모래가 깔려있다. 풀안해수욕장앞에서 보트를 타고 5백여m만 나가면 뭍도 아니고 바다도 아닌 「모래사막」에 닿는다. 썰물 때 하루 6시간 정도 동서로 2.5㎞, 남북으로 1㎞나 펼쳐지는 이곳에서 수영을 즐기고 조개도 캘 수 있다. 바위에 붙은 굴을 손으로 뜯어내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도 일품이다. 낚싯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놀래미 우럭 숭어 등을 잡으며 세월을 농하면 신선이 따로 없다. 배편 문의 032―884―3391 〈인천〓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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