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직원들이 정부의 금융개혁 최종안에 크게 반발하고 있지만 정부안대로 제도를 바꿔도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저해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정부 최종안은 중앙은행의 기능이 약간 조정된 점이 있지만 보완된 점도 상당히 많아 중앙은행의 독립을 확보하는데 결코 손색이 없는 안이라고 본다.
중앙은행의 독립은 정부로부터 통화정책의 압력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집행하는 것을 뜻한다. 정부안이 최선은 아니지만 현제도보다는 훨씬 발전된 것이다.
정부안에 대해 반발하는 한은 직원들의 정서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금융개혁 작업과정에서 아무도 불만이 없는 합의안을 내놓기는 불가능하다.
또 한은이 꼭 은행감독원이라는 형태로 은행에 대한 감독기능을 갖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따라서 내가 정부안에 합의한 것이 「중앙은행이 은행에 대한 감독기능을 가져야 한다」는 소신을 굽힌 것은 아니다.
금감위에 대해서는 자료제출 요구권, 검사결과 송부요청권, 공동검사 및 시정조치 요구권 등을 갖기 때문에 앞으로도 한은이 충분한 감독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이경식<한국은행총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