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템스강의 기적」을 서울의 한강에도…

  • 입력 1997년 5월 18일 20시 16분


지난 84년 영국 런던의 템스강변에 바다표범 한마리가 나타나자 시민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폐수와 각종 오물로 더럽혀져 생물이 살지 못하던 템스강이 1백여년만에 완벽하게 부활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강을 따라 공장이 들어서면서 시작된 이 강의 오염은 정말 심각했다. 1856년 모든 어류가 자취를 감췄으며 오염된 물 때문에 콜레라가 창궐해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기도 했다. ▼오늘날 템스강에 1백여종의 물고기가 다시 살고 있고 시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공간으로 바뀐 것을 두고 「기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적합한 표현은 아니다. 「죽음의 강」이 회생한 것은 한마디로 런던시민들의 수십년에 걸친 끈질긴 노력의 결과였다. 수질오염의 대가를 톡톡히 치렀던 런던 시민들은 요즘도 하루 수돗물 사용량이 다른 선진도시의 절반도 안될 정도로 환경의식이 투철하다. ▼경기 양주군 주내면에서 시작돼 의정부시와 상계동을 거쳐 한강본류로 이어지는 총 길이 31.6㎞의 중랑천은 한강 지천(支川)가운데 대표적인 오염하천이다. 이 하천에 수질이 차츰 개선되면서 잉어 붕어 메기 미꾸라지가 다시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먹을 것이 많아지자 고방오리 등 철새들도 크게 늘어났다고 한다. 수년전부터 중랑천 살리기 운동을 벌여온 주민들과 행정당국의 노력이 결실을 본 것 같아 반갑기 그지없다. ▼그러나 눈을 들어 살펴보면 우리나라 하천의 오염상황은 심각하다. 수도권 주민들의 상수원인 팔당호만 해도 올들어 오염도가 13년만에 최악의 수치를 기록할 정도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템스강이나 중랑천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죽어가는 하천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늘 환경에 관심을 갖고 스스로 수질오염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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