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100세/베개]너무 높으면 피의 흐름 방해

  • 입력 1997년 3월 31일 09시 50분


[이용수 편집위원] 잠을 편안하게 자기 위해서는 침실의 분위기와 함께 침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중에서도 베개는 편안한 잠뿐아니라 신체구조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즉 베개는 잠자는 자세에 따라 달라지는 목과 어깨 허리의 곡선을 적절하게 받쳐주어 신체의 균형을 잡아주고 평안한 잠을 유도한다. 우선 베개는 높이와 형태 및 그것을 만드는 재질에 따라 수면효과가 달라진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국내에서 연구된 베개의 이상적인 높이는 6∼8㎝. 성인남자의 경우 바로 누운 자세에서는 7.9㎝, 옆으로 누웠을 때는 9.5㎝가 적당하다. 여자의 경우 각각 6.3, 7.3㎝. 이 높이는 한국인의 평균체형을 기준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이 평균보다 크거나 작은 사람들은 몸에 맞게 그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높이가 안맞는 베개를 계속 사용할 경우 머리근육이 통증을 일으키게 된다. 특히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는 골격발달에도 영향을 받는다. 베개를 잘못 베면 목디스크를 일으키거나 혈액순환 장애로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 특히 높은 베개는 수명을 단축한다(高枕短命)고 알려져 있다. 높은 베개는 머리부위의 정맥류를 압박시켜 순조로운 피의 흐름을 막는다. 이 때문에 나이가 들어 뇌출혈 뇌졸중 등을 증가시킬 위험이 있다. 또 목뼈 이상을 가져오고 목부위 근육을 긴장시켜 신경성두통을 일으킬 수 있다. 베개의 재질문제도 중요하다. 좋은 베개란 온도와 습도를 조절할 수 있으면서도 탄력성을 갖는 것이다. 잠자리에서는 가급적 머리를 차게하고 손발을 따뜻하게 하라는 말이 있다. 머리를 차게하기 위해서 가장 신경을 써야 할 것이 베개의 재질이다. 베개의 재질로 전통적으로 사용되어 오던 것이 나무 왕겨 메밀 등. 나무베개는 머리를 차게하게 하고 왕겨베개는 땀을 흡수해 머리를 시원하게 한다. 왕겨보다 더 좋은 것이 메밀. 메밀은 한방에서 풍을 제거하는 작용이 있는 식물로 알려져 오랫동안 널리 사용돼 왔다. 오리털이나 화학섬유로 된 베개는 부드럽고 푹신하다. 그러나 목부위를 견고하게 지탱해 주지 못함으로써 자세유지가 어렵고 침구속으로 머리가 묻혀 땀의 증발을 막고 불쾌감을 느끼게 만든다. 또 지나치게 탄력이 큰 베개는 귓속에 있는 삼반규관(三半規管)에 강한 자극을 주어 때로 현기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도움말 주신분:전세일 연세대재활의학과교수·남윤자 경희대의상학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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