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취재=이훈기자] 여행의 매력은 일상에서 탈출한다는데 있다. 그중 하나가 해외에서 만나는 카지노. 국내에서 허용되지 않은 탓에 누구라도 한번쯤은 기웃거리게 되는 곳이다.
미국에서도 카지노는 허가사항으로 네바다주 같은 특별한 몇몇 곳에만 한정돼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인디언 보호지역에 새로운 카지노가 들어서고 있다. 인디언들에 대한 생존처방으로 정부가 허가한 것들. 뉴잉글랜드 지역의 유일한 카지노 폭스우드도 바로 이런 케이스다.
주인은 매산투켓 피컷족으로 이들은 보호지역내 거대한 숲 한가운데에 카지노를 지었다. 단일 카지노로는 세계 최대규모로 알려질 만큼 크다.
거대한 인디언 조각이 세워진 로비를 지나 2층에 오르면 별천지가 나타난다. 전자음을 내며 쉴새 없이 돌아가는 슬롯머신의 그림판과 룰렛의 원판, 블랙잭 포커 바카라게임이 벌어지는 카드룸, 5천명이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축구장만한 빙고게임장, 그리고 거대한 쇼핑몰과 식당가 오락장 등등….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길을 잃을 정도다.
카지노 실내는 「3무(無)」다. 3무란 시계 유리창 출입구 표시가 없는 것으로 시간 가는줄 모르게, 밖으로 나가기 힘들게 해서 가능한 한 카지노 실내에서 돈을 많이 잃게끔 하려는 전략이다. 카지노와 연결된 객실 5백개의 폭스우드호텔도 엘리베이터는 단 한개 뿐이다. 그것도 한참을 헤매야 겨우 찾을 수 있는 외진 곳에 있다.
그러나 반대로 카지노에 들어서면 밖에 나갈 필요가 없다. 영화 화면에 따라 의자가 움직이는 필름라이드, 실감영상을 보여주는 아이맥스영화관, 멀티미디어 게임장, 갖가지 쇼무대, 5달러이하로 즐기는 맛있는 식당, 무료로 제공하는 술과 음료서비스…. 이 덕분에 손님들은 카지노에 갇혀 카지노의 「제물」이 되고 만다.
그러나 정신만 차리면 공짜술에 공짜쇼,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식사와 함께 화려하고 재미 있는 카지노 구경도 할 수 있다. 꼭 한가지, 지갑만 빼놓고 간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