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한보」사태를 보는 눈

  • 입력 1997년 2월 11일 20시 17분


▼ 떡값 몇억 받아도 문제없다니… ▼ 한보사태와 관련, 여러 사람이 수사선상에 오르고 있다. 그런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떡값으로 받은 돈은 문제가 안된다는 점이다. 받은 돈이 떡값이면 면죄부를 받는다는 것은 도대체 어디서 유래된 관행인가. 보통사람들은 몇십만, 몇백만원을 받아도 잡혀들어가는데 정치인은 떡값조로 몇천만, 몇억원을 받아도 괜찮다는 얘긴가. 떡값은 제도화된 부패다. 이 세상에 공짜돈이 어디 있는가. 이를 문제시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우리 정치의 건강성을 의심케 한다. 정치자금을 최대한 양성화하고 동시에 검은 돈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가하는 등으로 우리의 그릇된 정치행태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정치인들의 행태가 언론을 통하여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떡값을 챙기는 그들의 부도덕을 합법화해서는 안된다. 돈으로 하는 정치는 그야말로 구시대의 악습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가적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러나 위기는 또 하나의 기회일 수 있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이 기회에 완벽한 사정을 통하여 구태에 물든 정치인들을 도태시키고 새정치로 거듭나야 한다. 얼굴은 사욕으로 찌들고 행태는 사술적 편법으로 물든 정치인들은 이제 물러나야 한다. 정당도 환골탈태의 과정을 통하여 국민의 사랑을 받도록 해야겠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치적 빅뱅을 기대해 본다. 이영열(서울 서대문구 연희2동 95의 10) -------------------------------------- ▼ 관리들 발뺌 급급…책임은 누가 지나 ▼ 김영삼정권하에서는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책 없는 경부고속철도의 공사지연 및 폭증하는 공사비 증가, 시화호 오염, 다리 없는 인천국제공항의 공사 등등 수천억원 또는 수조원의 예산낭비에도 불구하고 현 정권 아래서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는 사람은 한명도 없고 책임을 물은 적도 없다. 더욱이 국민전체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한보사태에 대해 전현직 주무부서의 장관과 경제부총리들의 책임회피 및 변명은 상식인으로 할 수 있는 행태로 보이지 않는다. 『과장 전결사항이기 때문에 보고 받은 바 없다』『재임기간중 한보문제가 이슈로 등장한 적이 없다』 『재임시절 한보대출과 관련, 협의한 기억이 없다』는 발언은 명백한 책임회피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직무에 대한 완전한 무지 내지는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통산부의 과장전결 사항도 통산부의 업무이므로 통산부 장관으로서 책임이 있다. 한보건과 같이 엄청난 자금이 소요되는 문제에 대해 장관이 몰랐다든지, 경제수석이나 경제부총리가 한번도 이슈화하거나 협의조차 하지 않았다면 그 사람들은 도대체 그 자리에서 무엇을 했으며 왜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는 얘기인가. 그런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중요한 사태 앞에서 너나 없이 발뺌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의 한사람으로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안철관(인천 남구 용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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