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기자] 한국이 8년만에 벌어진 데이비스컵 한일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9일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벌어진 97데이비스컵 아시아 오세아니아지역 I그룹 1회전 마지막날 3,4단식에서 윤용일(삼성물산)과 이형택(건국대)이 일본의 마쓰오카 슈조와 스즈키 다카오를 각각 제압, 4단1복식의 경기를 3대2의 승리로 장식했다.
이로써 한국은 86년과 89년에 이어 데이비스컵에서 일본에 3연승을 거두는 쾌거를 이룩했다.
한국은 오는 4월4일부터 6일까지 본선진출 티켓을 놓고 중국과의 준결승전을 원정경기로 치른다.
지난 7, 8일 벌어진 두 단식과 복식에서 1대2로 뒤졌던 한국은 이날 세번째 단식에서 에이스 윤용일(세계 2백21위)이 95년 윔블던에서 8강전에 올랐던 마쓰오카 슈조(세계 1백59위)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면서 역전극의 서막을 올렸다. 윤용일이 예리한 백슬라이스로 마쓰오카의 왼쪽을 집중 공략, 3대0(6―2, 6―4, 6―3) 완승보를 엮어냈던 것.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3시간10분간에 걸친 이형택 대 스즈키의 마지막 단식.
세계 2백77위의 이형택은 세계 4백83위의 스즈키에게 고전했으나 막판까지 투혼을 발휘, 3대2(3―6, 6―4, 1―6, 6―4, 6―4)의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3세트까지 1대2로 뒤진 이형택은 4세트를 가까스로 따내 균형을 이루었으나 마지막 5세트에서 다시 1대4로 뒤지며 궁지에 몰렸다.
이형택의 투혼이 빛난 것은 바로 이 순간. 이를 악문 이형택은 특유의 포어핸드스트로크와 패싱샷으로 내리 다섯 게임을 따내면서 6대4의 역전승으로 마지막세트를 마감, 사흘간 펼쳐진 한일전의 피날레를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