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호주와 뉴질랜드를 여행하면서 본 횡단보도 신호체계는 보행자와 차량 운전자 양쪽을 잘 배려한 합리적인 것이었다.
신호등 기둥에 설치된 버튼을 누르면 잠시후 횡단보도 신호등의 적색이 녹색으로 바뀌어 길을 건널수 있게 해준다. 만약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횡단보도에는 적색, 차도에는 녹색신호만 나오므로 차량은 멈추는 일 없이 계속 주행하게 된다. 차량 운전자나 보행자 모두의 실익을 극대화하는 횡단보도 신호방법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보행자가 있든 없든 24시간 똑같은 신호가 나간다. 이같은 신호체계는 학교앞의 경우 낮에는 필요하지만 학생들이 모두 하교한 밤에는 전혀 효율적이지 못하다. 야간에는 횡단보도가 녹색인데도 건너는 사람이 없어 많은 운전자들에게 신호를 무시한채 그대로 주행하는 버릇을 길러준다.이를 방지하기 위해 보행자 버튼식 신호체계를 도입하면 좋을 것같다.
통행인이 많은 네거리의 횡단보도에 이 신호를 설치하면 교통 흐름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이런 곳은 일정한 시간대에만 버튼이 작동되도록 하면 문제가 없으리라 본다. 아파트에서 큰길로 나가는 T자거리의 경우에도 심야에 운행하는 좌회전 차량이 거의 없으므로 주행 차량이 있을 때만 신호를 내도록 장치해 대로상의 차들이 주행하는데 지장이 없게 하면 좋겠다.
고영복(서울 강남구 대치동 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