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憲기자] 마지막 한타까지 한치의 흐트러짐도 허용하지 않는 피말리는 승부의 세계. 매대회 결정적인 순간마다 극도의 긴장으로 스트레스가 쌓이는 프로골퍼들. 이들은 누적되는 스트레스를 골프가 아닌 다른 스포츠로 푼다.
미국PGA에서 활약하는 프로골퍼들중 상당수는 다른 스포츠종목의 열성팬. 특히 연고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미식축구 야구 농구 하키 등 프로스포츠는 스타급 골퍼들에겐 없어선 안될 스트레스 해소제.
미국프로농구 올랜도 매직의 홈경기가 열리는 날 경기장은 이따금 프로골프투어를 연상케 한다. 닉 팔도, 마크 오메라, 페인 스튜어트, 코리 페이빈, 스콧 호크 등 인근에 사는 골퍼들이 경기장에 대거 모습을 나타내기 때문.
특히 오메라는 지금은 LA 레이커스로 이적한 샤킬 오닐이 올랜도에서 활약할 당시 이웃에 살며 직접 골프채를 골라주고 골프지도를 해줄 정도로 두터운 친분을 유지했던 막역한 사이.
「왼손잡이 천재골퍼」 필 미켈슨은 피닉스 선스의 시즌전경기 티켓을 갖고 있는 열성팬. 그는 또 미식축구팀 샌디에이고 차저스에 빠져 있는 미식축구광.
역시 농구광인 제프 슬루먼은 은퇴후 프로골퍼로의 전향을 꿈꿀 정도로 골프에 조예가 깊은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시카고 불스)과 가끔 라운딩을 즐기며 교분을 나누는 사이다.
야구광인 데이비스 러브3세는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골수팬. 지난 95년 월드시리즈기간중에는 PGA챔피언십대회에 참가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호텔에서 TV중계를 지켜보다 하마터면 경기시간을 놓칠 뻔했던 일화도 있다.
프로야구팀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응원하는 톰 왓슨은 리틀야구경기에도 이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마니아. 현역축구선수로 활동하는 아들의 영향으로 축구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프레드 커플스 역시 각종 투어기간중에도 틈틈이 미식축구와 야구 농구 경기를 직접 관전하거나 중계방송을 빠뜨리지 않는 올라운드 스포츠팬.